주민들 운영 적극 참여…아파트 관리비 30%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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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끊은 의정부 송산주공 1단지
비리 끊은 의정부 송산주공 1단지
아파트 운영을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지만 이에 대한 감시는 사실상 주민 자율에 맡겨져 있다. 국토해양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섣불리 간섭했다간 지나친 규제로 오해를 살까 우려해 주민 간 다툼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리사무소장(위탁 관리 업체에서 파견직)이나 입주자 대표회의 대표가 비리를 저질러도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그대로 묻히거나 적발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한 아파트가 아파트 운영에 얽힌 각종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주거 관리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비리 차단 장치를 마련하고, 의사 결정 때 입주민의 참여 기회도 넓혀 주목받고 있다.
1550여가구로 구성된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송산 주공아파트 1단지는 2008년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동 대표 8명 중 5명이 2년 동안 1000만여원의 관리비를 횡령한 혐의로 주민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후 두 달 만에 새로운 동 대표단이 구성됐고, 주민 사이에 과거 일을 털어버리고 새출발하자는 분위기가 일어났다.
새로 선출된 대표단은 입주자 대표회의 방식부터 뜯어고쳤다. 매달 열리는 회의의 전 과정을 CC(폐쇄회로)TV로 생중계했다. 회의 결과는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그동안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해 주민들의 불신을 없애고, 각종 비리와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을 맡았던 강성재 씨(48)는 “아파트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관리비가 줄줄 새 나가는 가장 큰 원인은 주민들의 무관심과 대표단의 일방적인 업무 처리 탓”이라며 “이 때문에 대표단의 최우선 과제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도색, 청소 등 아파트 단지 내 공사 및 용역 업체 선정은 선정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공사비와 용역비 부풀리기 등을 막기 위해 모두 공개 입찰 방식으로 바꿨다. 1년에 한 차례 외부 회계법인을 따로 선정해 자체 감사도 받는다.
하자보수 공사 예산 내역과 업체 선정 과정은 공사 전 전체 주민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된다. 부실 공사와 공사비 과다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노무비와 재무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명시한 ‘표준 입찰 내역서’를 확인하는 것도 주민들의 몫이다. 강씨는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가 새 대표단이 선출된 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지어진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은 외부 관리인을 두지 않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직접 관리한다. 강씨는 “지난 4년간 새 시스템에서 배운 가장 큰 소득은 아파트 단지의 관리와 운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각종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집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의식을 갖고 아파트 관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이 때문에 관리사무소장(위탁 관리 업체에서 파견직)이나 입주자 대표회의 대표가 비리를 저질러도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그대로 묻히거나 적발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한 아파트가 아파트 운영에 얽힌 각종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주거 관리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비리 차단 장치를 마련하고, 의사 결정 때 입주민의 참여 기회도 넓혀 주목받고 있다.
1550여가구로 구성된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송산 주공아파트 1단지는 2008년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동 대표 8명 중 5명이 2년 동안 1000만여원의 관리비를 횡령한 혐의로 주민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이후 두 달 만에 새로운 동 대표단이 구성됐고, 주민 사이에 과거 일을 털어버리고 새출발하자는 분위기가 일어났다.
새로 선출된 대표단은 입주자 대표회의 방식부터 뜯어고쳤다. 매달 열리는 회의의 전 과정을 CC(폐쇄회로)TV로 생중계했다. 회의 결과는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그동안 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입주자 대표회의의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해 주민들의 불신을 없애고, 각종 비리와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을 맡았던 강성재 씨(48)는 “아파트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관리비가 줄줄 새 나가는 가장 큰 원인은 주민들의 무관심과 대표단의 일방적인 업무 처리 탓”이라며 “이 때문에 대표단의 최우선 과제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도색, 청소 등 아파트 단지 내 공사 및 용역 업체 선정은 선정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공사비와 용역비 부풀리기 등을 막기 위해 모두 공개 입찰 방식으로 바꿨다. 1년에 한 차례 외부 회계법인을 따로 선정해 자체 감사도 받는다.
하자보수 공사 예산 내역과 업체 선정 과정은 공사 전 전체 주민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된다. 부실 공사와 공사비 과다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노무비와 재무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명시한 ‘표준 입찰 내역서’를 확인하는 것도 주민들의 몫이다. 강씨는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가 새 대표단이 선출된 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지어진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은 외부 관리인을 두지 않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직접 관리한다. 강씨는 “지난 4년간 새 시스템에서 배운 가장 큰 소득은 아파트 단지의 관리와 운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각종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집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의식을 갖고 아파트 관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