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트 윗층엔 항상 밤 열두 시만 되면 활보하는 코끼리가 사는 걸까.”(@artmo****), “요리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약간’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개미 똥?”(@naeilm****)

요새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황당한 글이 부쩍 눈에 띈다. 어이없다고 느낄 수도 있는 질문들이지만 궁금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질문 뒤에는 십중팔구 ‘#연구연구소’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지정검색어)가 달려 있다. 이름도 의문을 자아낸다. 연구를 연구하는 연구소라니….

이 모임은 지난해 11월29일 만들어졌다. 웹툰 ‘위대한 캣츠비’로 알려진 만화가 강성수 씨가 창립을 주도했고 현재 소장직을 맡고 있다. 트위터 커뮤니티 지원을 제공하는 트윗애드온을 통해 이 모임에 가입한 사람은 8일 기준 587명이다. 트위트 숫자는 7789개에 이른다.

연구연구소의 슬로건은 “나는 아무거나 연구한다, 고로 아무 때나 존재한다”다. 이들은 “완장과 스펙의 억압에서 자유롭고 싶은 개인의 사소한 호기심을 연구하는 집단”이라고 스스로를 밝히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잡다하고 쓸데없는’ 호기심을 귀하게 여기고 이것들을 연구로 격상시켜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세상에 이런 쓸데없는 걸 궁금해 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구나”란 안도감을 얻고 타인의 호기심을 통해 관심사를 넓히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

회원이 되기 위한 절차나 자격은 따로 없다. 트윗애드온 사이트에 가입해 정회원 자격을 얻을 수도 있지만 글 뒤에 ‘#연구연구소’ 해시태그를 붙이는 것만으로 연구에 동참할 수 있다.

질문의 유형은 다양하다. “다이어트는 왜 내일부터인가”(@anti_ch*****)와 같이 공감되는 내용의 글도 있고 “손 편지를 받으면 왜 눈물이 날까”(@soyeun***)처럼 감성적인 글도 있다. “비빔면 1인분은 누구 기준의 1인분이며 지하철 좌석 한 칸은 누구 기준의 한 칸인가”(@eppi***)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글도 있다.

포털업체 관계자는 “과거 트위터의 용도가 일방적인 전파나 친목이었다면 최근에는 관심사를 공유하는 불특정 다수의 느슨한 연결고리로 용도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_lees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