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전약후강' 장세를 나타내며 2010선을 회복해 장을 마쳤다.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89포인트(0.54%) 오른 2014.6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후 그리스 정당지도자들 간 2차 구제금융 관련 합의가 불발됐고, 협상이 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이 장 시작 전 전해진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내주며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외국인과 기관이 차례로 '팔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지수는 점차 낙폭을 확대했다. 한때 1%대로 낙폭을 키워 197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주춤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재차 '사자'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장 후반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10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거래일 기준 나흘째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개인도 43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929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장중 꾸준히 출회됐지만 점차 강도는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장 막판 동시호가 때 차익·비차익을 통해 매수세가 유입, 코스피지수 2010선 회복을 도왔다.

차익거래는 989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2642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3631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비차익 매도를 진행했지만 특별히 만기와 연관된 물량으로 보기 어렵고, 원·달러 환율도 제한적으로 움직이면서 증시의 추가 수급 악화 우려가 소강상태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외국인이 '사자'에 나선 화학과 은행이 2% 넘게 뛰었고, 건설, 의료정밀, 기계 등의 업종도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식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전기가스, 보험, 통신, 유통 등도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정유주들이 강세를 탔다. SK이노베이션, S-Oil, GS가 2∼4%대 올랐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 출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상승 전환에 성공한 데 비춰 그만큼 상승 추세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옵션만기,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사안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이슈였기 때문에 시장의 추세를 막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22개 등 441개 종목이 올랐다.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개를 비롯해 376개를 기록했고, 88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