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한화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공시와 관련해 6일 남영선 대표이사 이름으로 4만여 주주에게 KT를 통해 전보를 발송, 사과했다. 긴급 이사회를 열어 투명경영 제고 방안도 마련했다.

남 대표는 이날 서신에서 “주주 여러분의 실질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이번 공시 건은 아직 법원의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고 회사는 재판 과정을 통해 충분히 소명했다”고 말했다. 또 “2월23일 1심 선고에서 법원의 판결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며 “현재 회사의 영업 활동 및 재무구조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한국거래소 심의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김승연 한화그룹 대표이사 회장 등 임원들의 배임혐의를 늦게 공시한 한화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한화의 주권 매매거래를 6일부터 중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5일 긴급회의를 열어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된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 한화 측이 개선 의지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사내외 이사 총 9명 중 7명이 참석한 긴급이사회에서는 내부거래위원회 독립성 강화가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한화는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사외 이사 중 1인으로 선임하고 자산과 유가증권 등 자산거래와 관련한 내부거래위원회 의결 기준을 기존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품용역거래는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채무보증, 채무인수와 관련된 회부 요건을 강화하고 감사위원회에 공시 감독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소액주주들은 ‘대기업 특혜’ 논란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각종 주식포털과 팍스넷 등에는 부정적인 내용을 늦게 공시한 한화와 매매거래 정지 결정을 번복한 한국거래소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팍스넷 토론방에 ‘탱***’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투자자는 “기관 돈은 펀드 자금이니 당하는 건 결국 개인뿐”이라며 “문제는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오너의 마인드”라고 썼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거래소의 조치는 특혜”라며 7일 거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