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상청 날씨 예보가 잘 맞는 게 더 큰 걱정거리입니다. 만약 한 번이라도 틀리면 여론의 뭇매를 맞으니까요.” (기상청 관계자)

이번 겨울 들어 뚜렷한 삼한사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기습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동안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전날보다 10도가량 떨어지는 한파가 찾아오는 날씨가 되풀이되고 있다. 그런데 변화가 심한 최근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온 예보는 거의 틀린 적이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1도까지 떨어졌을 때 기상청은 소수점 한 자리까지 정확히 예보하기도 했다. 전국 기준으로 올 겨울 기온 예보 오차는 평균오차(2도)를 훨씬 밑도는 0.5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중부지방의 기습폭우를 예상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때와는 딴판이다.

이유가 뭘까. 이우진 예보국장은 “지난해 여름 이후 수치모델이나 예보 정확도 측면에서 달라진 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야구선수가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고 안타를 잘 칠 때도 있는데, 날씨 예보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예측비결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기상청의 강수량과 기온 예보에 대한 데이터 축적량 및 기술 노하우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기온의 경우 수십년간 축적된 데이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분석 및 예보가 용이하다”며 “우리 기상청의 기온예보만큼은 선진국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상청의 날씨 예보 역량은 세계 7위 수준이지만 기온예보만큼은 1위인 미국을 능가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강수량의 경우 기후 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곳곳에서 이어지는 데다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아 오보가 잦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편 기상청은 7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또 다시 한파가 찾아오겠다고 예보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