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아디다스 고가 워킹화 제 값 못해

나이키, 아디다스 워킹화가 10만원대 이상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제 값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는 6일 '워킹화 품질 비교 정보'에서 "갑피와 중창, 중창과 밑창, 갑피와 밑창의 접착력은 아디다스의 aSTAR Salvation 3W가 타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아디다스의 워킹화는 비슷한 마모도에도 스케쳐스의 Shape-ups LIV보다 가격이 1.9배 비싼 16만9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시중에 판매되는 12개 워킹화 제품에 대해 실시됐다.

소시모는 12개 워킹화에 대해 △운동화의 접히는 부위가 얼마나 견고한지(굴곡시험) △밑창이 얼마나 닳는지(겉창마모시험) △접착이 잘 떨어지지 않는지(접착박리시험) △미끄럼에 강한지(미끄럼저항시험) △변색은 일어나지 않는지(갑피의 황변시험) 등과 함께 제품 안전성(안전품질표시 기준)을 검사했다.

겉장마모시험 결과 EXR의 메가파워(7만9000 원)가 마모 횟수 500회 이하로 12개 제품 중 가장 빨리 마모됐다. 이어 500~1000회에 아디다스의 aSTAR Salvation 3W(16만9000 원), 프로스펙스의 W POWER 415(13만9000 원), 휠라의 FIT NS(10만9000 원), 아식스의 G1(9만9000 원), 스케쳐스의 Shape-ups LIV(8만9000 원) 등 5개 제품이 꼽혔다.

르까프의 S+JOINT 800W(10만9000 원)와 리복의 EASY TONE PLUS (16만9000 원)는 1만회 이상으로 12개 제품 중 상대적으로 겉창 마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굴곡시험에선 푸마의 FAAS 500W(12만9000원), 스케쳐스 Shape-ups LIV, EXR 메가파워 등 3개 제품에서 밑창 또는 중창 부분에 균열이 발생했다. 스케쳐스의 워킹화에선 다량의 미세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스케쳐스의 수입판매업체인 LS네트웍스는 "재질 특성 때문에 미세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접착박리 시험 결과 갑피와 중창의 접착력은 EXR의 메가파워가, 중창과 밑창·갑피와 밑창의 접착력은 아디다스의 aSTAR Salvation 3W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끄럼 저항 검사에선 표면 상태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마른 표면에선 헤드의 BAREFOOT FLEX RE-GYPIGY(10만9000 원)이 가장 약했고, 젖은 표면에선 나이키의 우먼스 나이키 루나 글라이드+쉴드(14만5000 원)가 가장 미끄러웠다. 운동화 제조업체의 통상 미끄럼 저항 기준은 모든 제품이 충족했다.

자외선에 상대적으로 쉽게 변질되는 워킹화는 리복 EASYTONE PLUS와 뉴발란스의 WW850PK(9만9000 원), 아식스 G1(9만9000 원) 등이다. 반면 나이키의 우먼스 나이키 루나글라이드+3쉴드, 헤드의 BAREFOOT FLEX RE-GYPIGY, EXR의 메가파워는 황변시험 4급으로 변색에 강한 제품으로 조사됐다.

12개 제품 모두 포름알데히드, 아릴아민, 다이메틸푸마레이트 등의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수소이온농도(pH) 역시 기준치(4.0~9.0) 이내로 측정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 관계자는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모든 측면에서 품질이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토대로 구매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며 "운동화 사용목적과 사용조건 등을 감안하여 이번 검사 결과와 가격대를 고려해 운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박은아 기자 sn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