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그동안 서민을 상대로 막대한 수수료를 챙겼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지만 최근 3년 동안 서민 대상 수수료 수입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금융감독원에서 입수한 ‘2009~2011년 국내 18개 은행의 고객별 수수료 수입’을 분석한 결과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창구 인출, 인터넷뱅킹 이체 등에 따른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5770억원으로 2010년(6060억원)보다 4.79% 감소했다. 이에 비해 작년에 은행들이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 외환, 지급보증 업무 등을 통해 거둔 수수료 수입은 5조1200억원으로 전년(4조8600억원)보다 5.35% 증가했다.

지난해 18개 은행의 전체 수수료 수입은 7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비용을 뺀 수수료 수익은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이 지난달 은행의 수수료 관련 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000억원) 늘어났다고 발표한 것도 대부분 기업 관련 수수료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ATM, 창구, 인터넷뱅킹 등 서민생활과 관련한 ‘대고객 수수료’와 펀드 보험 등 증권사와 보험사 상품 판매에 따른 ‘업무 대행 수수료’, 기업과 연관된 ‘기타 업무 수수료’다.

대고객 수수료는 2009년 6070억원에서 2010년 6060억원, 작년 5070억원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기타 업무 수수료는 2009년 4조6200억원에서 2010년 4조8690억원, 지난해 5조1200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기타 업무 수수료 비중은 PF와 자산유동화 업무가 많이 차지했다.

작년에는 기타 업무 수수료 수입의 38.28%인 1조9600억원이 PF와 자산유동화 업무에서 나왔다. 이어 외환 신용장 개설 등과 관련해 1조원(19.53%), 지급보증 수수료가 8000억원(15.63%) 등이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