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조찬 공화국'…CEO부터 2030까지 호텔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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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조찬모임 붐…1년새 최고 40% 증가
공연 등 이벤트까지…평일도 예약 동 나
1주일 3~4차례·하루 2~3곳 다니기도
공연 등 이벤트까지…평일도 예약 동 나
1주일 3~4차례·하루 2~3곳 다니기도
3일 오전 7시20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뷔페레스토랑 ‘더 파크뷰’.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한파를 뚫고 정장에 코트와 목도리로 무장한 사람들이 속속 들어선다. 노트북을 담은 듯한 백팩이나 서류 가방을 든 비즈니스맨들이다. 이날 ‘더 파크뷰'의 5~6인용 룸 2개와 8~9인용 룸 1개, 12~14인용 룸 1개, 15~24인용 룸 1개는 모두 이런 손님들로 가득 찼다.
◆부지런한 대한민국은 ‘조찬 공화국’
호텔 조찬시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신라호텔뿐만 아니라 서울팔래스호텔, 그랜드앰배서더서울 등 대부분의 특급호텔 조찬모임 예약이 작년 한해동안 10~40% 증가했다. 조찬 시장 고객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급, 정부기관장 등에서 팀장급과 기획자, 금융인, 마케터 등 30대 전문직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전 세계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발전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울에 오면 새벽부터 모여 공부하는 한국인들을 한번 보라”고 답했다. 호텔마다 열리는 크고 작은 조찬 모임 얘기였다.
이날 신라호텔 ‘더 파크뷰’의 조찬 손님은 대부분 30~40대였다. 더 파크뷰의 홀 매니저인 주성 과장은 “소규모 조찬모임을 갖는 30대 전문직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지난달 조찬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독서모임, 인문학 스터디, 개인적인 네트워킹 등을 위해 조찬 모임을 갖는 젊은층이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팔래스호텔 매일 200여명 북적
조찬 모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서울팔래스호텔. 2004년부터 조찬을 제공해온 이 호텔 2층 일식당 ‘다봉’은 지난해 룸을 17개에서 20개로 늘려 2층 전체를 사용하는데도 평일 조찬 예약이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평일 평균 이용객은 200명가량. 룸이 다 차서 중식당 룸과 소연회장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호텔 일식당은 룸에 회의용 빔프로젝트, 노트북을 연결하면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와 스크린 등을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 회의 미팅을 위한 조찬이 많아 동영상·그래픽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은 지난해 조찬 매출이 전년도보다 40% 증가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예약이 크게 늘고 있다. 노보텔앰배서더강남 역시 CEO와 팀장급 강의, 동문회, 세미나 등이 몰리면서 조찬 매출이 30%가량 늘었다.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지난해 조찬 매출도 전년보다 10% 늘었고, 라마다서울호텔 역시 인근 직장인 고객들을 위해 한식 메뉴를 강화한 이후 지난달 조찬 매출이 16% 증가했다.
중소규모 조찬모임은 룸, 대규모 조찬은 연회장에서 갖는 트렌드도 정착됐다. 대규모 조찬에는 공연이나 이벤트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1주일에 3~4회 참여하는 ‘단골’ 늘어
CEO 중 가장 유명한 ‘조찬 단골’은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76). 37년째 매주 3회, 연 150회 이상 조찬 행사에 참석하는 그는 캠코더로 강연을 녹화해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동안 모은 녹음 파일과 비디오 파일만 6000여개다. 동영상을 편집해 교육용으로 쓰거나 이메일 편지인 ‘심갑보의 유리병 편지’에 담아 보낸다.
정치인들도 조찬 예찬론자다. 배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1주일에 3~4일씩 참석한 적도 있다”며 “일부 의원들은 하루에 두 곳을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윤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회의사당 인근 렉싱턴호텔을 자주 찾는다. 그는 “바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식사하면서 회의하기엔 조찬이 적격”이라고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부지런한 대한민국은 ‘조찬 공화국’
호텔 조찬시장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신라호텔뿐만 아니라 서울팔래스호텔, 그랜드앰배서더서울 등 대부분의 특급호텔 조찬모임 예약이 작년 한해동안 10~40% 증가했다. 조찬 시장 고객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급, 정부기관장 등에서 팀장급과 기획자, 금융인, 마케터 등 30대 전문직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전 세계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발전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울에 오면 새벽부터 모여 공부하는 한국인들을 한번 보라”고 답했다. 호텔마다 열리는 크고 작은 조찬 모임 얘기였다.
이날 신라호텔 ‘더 파크뷰’의 조찬 손님은 대부분 30~40대였다. 더 파크뷰의 홀 매니저인 주성 과장은 “소규모 조찬모임을 갖는 30대 전문직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지난달 조찬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독서모임, 인문학 스터디, 개인적인 네트워킹 등을 위해 조찬 모임을 갖는 젊은층이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팔래스호텔 매일 200여명 북적
조찬 모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서울팔래스호텔. 2004년부터 조찬을 제공해온 이 호텔 2층 일식당 ‘다봉’은 지난해 룸을 17개에서 20개로 늘려 2층 전체를 사용하는데도 평일 조찬 예약이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평일 평균 이용객은 200명가량. 룸이 다 차서 중식당 룸과 소연회장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호텔 일식당은 룸에 회의용 빔프로젝트, 노트북을 연결하면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와 스크린 등을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 회의 미팅을 위한 조찬이 많아 동영상·그래픽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은 지난해 조찬 매출이 전년도보다 40% 증가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예약이 크게 늘고 있다. 노보텔앰배서더강남 역시 CEO와 팀장급 강의, 동문회, 세미나 등이 몰리면서 조찬 매출이 30%가량 늘었다.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지난해 조찬 매출도 전년보다 10% 늘었고, 라마다서울호텔 역시 인근 직장인 고객들을 위해 한식 메뉴를 강화한 이후 지난달 조찬 매출이 16% 증가했다.
중소규모 조찬모임은 룸, 대규모 조찬은 연회장에서 갖는 트렌드도 정착됐다. 대규모 조찬에는 공연이나 이벤트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1주일에 3~4회 참여하는 ‘단골’ 늘어
CEO 중 가장 유명한 ‘조찬 단골’은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76). 37년째 매주 3회, 연 150회 이상 조찬 행사에 참석하는 그는 캠코더로 강연을 녹화해 직원들과 공유한다. 그동안 모은 녹음 파일과 비디오 파일만 6000여개다. 동영상을 편집해 교육용으로 쓰거나 이메일 편지인 ‘심갑보의 유리병 편지’에 담아 보낸다.
정치인들도 조찬 예찬론자다. 배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1주일에 3~4일씩 참석한 적도 있다”며 “일부 의원들은 하루에 두 곳을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윤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회의사당 인근 렉싱턴호텔을 자주 찾는다. 그는 “바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식사하면서 회의하기엔 조찬이 적격”이라고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