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태양광 사업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저가수주물량의 매출인식 확대로 조선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태양광 업황마저 악화되면서 실적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태양광 역시 경기변동이 심한 만큼 이를 통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일 오전 11시24분 현재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1만6000원(5.04%) 급락한 3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발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2.44% 감소한 40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5% 증가한 6조7511억원이었나, 당기순이익은 713억원으로 91.38% 줄었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실적 쇼크'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하락의 주된 원인은 3분기에 이어 태양광 사업부문에서 10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났고, 조선·해양·플랜트·엔진 부문에서 저가수주 물량의 매출비중이 증가한 점 등"이라며 "태양광 모듈 재고자산평가손실이 450억원, 단가하락으로 인한 영업적자 550억원 등 그린에너지 부문에서 총 1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모듈가격 하락이 안정화되고 있으나, 1800억원의 모듈재고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가격하락시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판단이다.

조선 해양 엔진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업황변동이 심한 산업들로 이뤄진 현대중공업의 사업포트폴리오로는 실적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노하우가 없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어려운 내수 관련 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2010년 현대오일뱅크 인수가 나름의 대응책이었다"고 말했다.

정유산업도 업황변동이 있지만 현대중공업의 주력인 조선산업과는 흐름이 다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