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에 대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 우위가 돋보인다며 오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를 전망했다.

전날 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이 1674억원으로 전녀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2% 줄어든 2조5531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2767억원 적자)에 이어 연속 적자를 지속했지만 시장 눈높이에 대체로 부합했다는 평가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지난 4분기 영업적자 컨세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2174억원 적자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에 부합했다며 "PC·서버 D램 38나노 전환과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의 증대로 높은 비트 성장률을 달성했다"며 "고부가제품인 스페셜리티 D램과 내장형 낸드 매출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실적이 오는 2분기부터 1353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이후 흑자 전환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재무 위기에 몰린 후발업체들의 경우 1분기에도 감산을 지속, D램 가격이 1.0~1.2달러 수준으로 반등하기 전까지는 쉽게 증산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1350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적인 메모리 업황의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SK텔레콤 피인수 이후 하이닉스는 공격적인 투자로 낸드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비메모리 부문도 강화될 전망이어서 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여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4분기 엘피다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20%에 불과했다는 점으로 볼 때 이번 D램 다운싸이클에서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 우위는 더욱 확고해졌다"고 판단했다. 4분기 하이닉스의 EBITDA는 660억원으로 EBITDA 마진은 26%이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는 D램 고정가격 상승과 D램 2x 나노미터 양산으로 원가 절감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 실적은 D램 반도체 가격의 반등 여지에 따라서 적자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송 애널리스트는 "1분기 D램, 낸드의 비트 성장률 목표치가 5% 내외로 낮게 제시됐다는 점에서 1분기 영업적자폭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1분기 D램 업계 전체의 비트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3월 D램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추가적인 실적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