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지난해 실적을 내놓았다. 증시전문가들은 D램 반도체 업황 개선을 대비해 경쟁사에 분명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일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이 1674억원으로 전녀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2767억원 적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2% 줄어든 2조5531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지난 4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컨세서스(시장 평균 추정치)인 2174억원 적자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실적이 오는 2분기 1353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매출액이 예상보다 늘어났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며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영업적자 축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일회성 비용이 영업적자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하이닉스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회성 비용인 램버스 대손충당금을 가정하면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실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 개선세가 중요해졌다"며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D램 가격이 반등한다면 오는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지난 4분기 평균판매가격은 D램의 경우 전분기 대비 19%, 낸드플래시는 17% 하락하면서 영업적자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다만 하이닉스는 30나노급 D램의 비중을 지난 연말 목표치를 초과한 40% 중반으로 확대하는 등 미세공정 전환으로 출하량은 D램 30%, 낸드플래시 24% 증가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최 애널리스트는 "30나노대 공정 전환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빠른 공정 전환으로 업황이 개선되는 시점에서는 수익성이 더 탄력적으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는 실적개선을 위해 모바일을 주축으로한 낸드플래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투자 예정인 4조2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낸드플래시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닉스 측은 "낸드플래시 20 나노 제품의 양산과 10 나노급 제품의 개발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며 "eNAN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포함한 다양한 응용복합제품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M12 팹의 신속한 양산 체제 돌입으로 낸드플래시 300mm 생산량을 작년 말 월 13만장 수준에서 올해 연말까지 17만장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의 경우도 20나노급 제품의 성공적인 양산 및 모바일 D램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측은 또 "SK텔레콤이 최대 주주가 됨에 따라 그간의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던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고 재무 안정성이 크게 높아져 장기적 관점의 성장 전략 추진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