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 시장 이끄는 2030 '엄마 파워'
주부 이지현 씨(31)는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에 푹 빠졌다. 한 살배기 아들과 다섯 살짜리 딸 때문에 맘 놓고 쇼핑을 나가기가 어려웠는데, 아이들을 돌보면서 장보기가 쉬워져서다. 그는 스마트폰을 이용, 매일 한 번 이상 다양한 쇼핑몰에 들어가 상품을 검색한다. 이씨는 “기저귀 등 아기에게 필요한 소모성 제품을 주로 모바일로 산다”며 “온라인 쇼핑몰보다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이 많고 결제도 편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시장에 ‘치맛바람’이 거세다. 아기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모바일 쇼핑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아기들이 쓰는 필수용품들이 모바일 인기상품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모바일 쇼핑 1위 업체인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군은 물티슈(1만원대)였다. 레깅스 패키지, 기저귀(5만원대), 생수(1만원대) 등이 뒤를 이었다. 분유(5만원대)도 10위권에 올랐다. 패션·잡화가 강세를 띠는 인터넷 쇼핑몰과 비교하면 모바일에서는 육아 관련 상품이 단연 인기다. 박종인 11번가 모바일그룹장은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물론 ‘워킹맘’들도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모바일 쇼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를 둔 20~30대 주부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모바일 쇼핑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키우면서 인터넷 업체에 다니는 이선아 씨(35)는 “입학 시즌에 맞춰 준비물을 챙겨야 하지만 회사일로 평소에 쇼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책가방과 학용품 등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이 모바일에서만 제공하는 각종 혜택도 가격에 민감한 주부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11번가에서는 매월 11일에 상품 가격의 최대 11%를 SK텔레콤 T멤버십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롯데닷컴은 오후 9시~오전 6시 ‘타임특가9’ 코너를 열고 15% 할인쿠폰을 준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쇼핑시장은 지난해(약 2000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한 60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0.8%에서 올해 3.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손정원 롯데닷컴 신사업부문 매니저는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모바일 비중이 장기적으로 20%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