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호 청장 취임 3개월…달라진 중기청
중소기업청 시장상권과, 소상공인지원센터, 시장경영진흥원 직원들은 지난달 6일부터 3주간 정부대전 청사 대신 시장으로 출근했다. 200여명이 조를 나눠 전국 1500개 시장을 찾아다니며 상인들의 애로사항 등을 조사했다. 이들이 이처럼 현장을 찾은 이유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사진)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대규모 인원이 전국적인 시장 현장 조사에 착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만간 상인 눈높이에 맞는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유관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송 청장 취임 3개월 만의 일이다. 그는 중기청 및 유관기관 직원들에게 △정책 마인드 변화 △시야 확대 △현장답사 강화를 강력하게 외치고 있다.

송 청장이 가장 강조한 게 현장 중심 정책이다. 책상을 버리고 현장을 얻으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정책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창업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청년 창업 간담회를 해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 정책은 현장 중심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마인드의 변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기청이 단순히 금융,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중소기업의 애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송 청장은 그런 차원에서 중기청이 중소기업들의 위기를 진단해 처방하고, 치료까지 해주는 건강관리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청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창업 후 3년이 지나면 55%, 9년이 되면 26%만 살아남는다”며 “중소기업도 사람처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중기청은 올해 먼저 금형 주물 등 뿌리업종 소기업과 창업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운용한 후 중소•벤처기업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