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株)가 기지개를 펴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주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탑리츠의 상장이 계기가 된 모습이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부동산 업황 회복에 발 맞춰 리츠주가 바닥을 확인하겠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31일 코스닥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케이탑리츠는 오후 1시 50분 현재 8.36% 급락한 5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준가격인 5500원도 밑돌고 있다.

골든나래리츠도 14.51% 떨어지고 있다. 엿새만에 급락세로 돌변한 모습이다. 이코리아리츠는 10% 이상 떨어지고 있고 광희리츠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케이탑리츠 상장을 앞두고 연일 상승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관리형 개발리츠는 기존 리츠와 달리 개발·운용전문인력 등 상근 임직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 개발, 임대 사업 등에 투자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총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해야 하며,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한다.

케이탑리츠의 경우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가 상장 요건을 강화한 이후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거래소 측은 "기존에는 리츠도 일반 펀드와 같이 형식 요건이 맞으면 바로 상장했었다"며 "하지만 요건이 강화되면서 케이탑리츠의 경우에는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실적을 심사하고 실사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건설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작년까지 전세난이 극심했었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실수요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세 수요가 서울 인근의 수도권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지방 중심의 부동산 업황 회복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장 전체로 퍼질 것이란 의미"라며 "리츠주가 국내 부동산 시장과 연동됨을 감안하면 주가는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리츠주 개별 이슈는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했다.

케이탑리츠는 부산시 부산진구에 위치한 쥬디스태화 본관(지하 1층, 지상 2~5층)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공모자금으로는 쥬디스태화 6~8층을 추가매입하고 신규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부분 자기관리형 리츠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자기관리형 개발리츠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골든나래리츠는 오는 3월말 거제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위한 부동산을 취득할 예정이다. 주택사업 인·허가 지연으로 매입 시점이 예상보다 3개월 가량 늦춰졌다.

광희리츠는 토지매입가격 상승으로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철도아파트 부지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코리아리츠도 부산시 민락동 도시형생활주택 매입사업과 오산시 원동 파크스퀘어 매입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앙주그랑시떼 상가 매입으로 변경했다. 대구시 위브더제니스 상가 매입계획은 철회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리츠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주가가 안정적일 수 있다"며 "다만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기 힘들기 때문에 'V자' 반등을 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