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째 '팔자'를 외치고 있지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유로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유가증권시장에 자금이 원활히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춘절로 중국 증시가 휴장하면서 한국에 자금이 몰린 경향이 있었다"라며 "중국 개장과 함께 유럽, 미국 등 대외 상황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들이 소폭 매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주에는 미국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및 실업률 등 대내외 경제지표 발표, 유럽 국채만기 등이 예정돼 있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모멘텀이 살아있고 국내 경제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 전체로 볼 때는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이 281억원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매도 금액은 주로 실적 불확실성이 불거진 운수장비(1117억원 매도 우위)에 몰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업종에서 '사자'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부근부터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 방향성은 많이 흐려졌지만 미결제약정이 꾸준히 늘고 있어 신규 세력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의 미결제약정은 종가 기준으로는 전날 처음으로 10만계약을 웃돌았다.

그는 "지수선물이 260포인트를 넘으면 차익 매물이 나와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매수세가 조금씩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외국인의 방향성이 불안한 투자자라면 환율을 투자 지표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유로당 달러가 1.3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유럽 재정 위기의 재부각, 그 이상에서 유지된다면 유동성장세 지속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 내에서 재정 위기 해법을 계속 진행 중이고 다음달 말에는 6000억유로 규모의 유럽중앙은행(ECB)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 시행될 예정이라 달러·유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 신흥국 통화들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경우 신흥국 주식 및 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돼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나타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