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업화 50년] 울산과기대, 개교 3년만에 '국내 대표 이공계 특성화 대학' 부상
2009년 3월 국내 첫 법인화 국립대학으로 출범한 UNIST(울산과기대)는 개교 3년여 만에 국내 대표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무제 총장(67·사진)은 “후발대학이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그간 세계 3대 학술지인 Nature, Science, Cell에 제1저자 기준 국내 대학 최고인 6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이러한 급성장 배경에는 전공 구분 없이 학생들을 입학시켜 자기 적성에 맞는 2개 전공을 선택하게 해 융합교육을 제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세대 에너지와 첨단 신소재 분야를 특화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조재필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 2차전지(축전지) 전극 소재는 대표적인 산학협력 연구 성과로 손꼽힌다. 울산의 대표적 플랜트 업체인 세진중공업에 이전한 2차전지 핵심 원천기술 이전료만 국내 대학 사상 최고액인 54억원에 달했다.

조 교수팀은 지금까지 100%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2차전지 음극소재와 비교해 가격은 6분의 1, 용량과 수명은 3배인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향후 양산시 연간 약 1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탄소원자가 육각형으로 결합해 벌집 형태를 이루는 화합물로 기초 전자소재를 대체할 차세대 신소재)’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래핀 연구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 맨체스터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를 명예 그래핀 연구소장 겸 석좌교수로 영입해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교수진을 확충하고 ‘장주기 원자로’에 대한 기초연구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장주기 원자로는 한 번의 연료 투입으로 수십년간 원자력을 발전한 후 연료 소모와 함께 원자로의 수명이 다하는 방식이다. 티타늄 소재 분야 세계적 기업인 티에스엠텍(회장 마대열)이 UNIST에 매년 1억원씩 앞으로 5년간 총 5억원의 대학발전기금을 내기로 한 것도 원자력 분야에 대한 이 대학의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 산 때문이다.

UNIST는 지난해 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과 함께 교육과학기술부의 특화분야 연구중심 대학으로도 선정됐다.

조 총장은 “미래의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 게이츠를 꿈꾸는 학생들은 UNIST로 오라”며 “UNIST가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말했다.

울산=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