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슈퍼볼 첫 광고…'100억대 통 큰 베팅'


내달 美 출시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 홍보 효과 극대화
슈퍼볼 광고 1초당 1억4000만원…삼성, 최장 광고 예정

삼성전자가 내달 5일 열리는 미국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 경기에 1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스마트폰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슈퍼볼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슈퍼볼 광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AT&T 이통사를 통해 나올 갤럭시 노트를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슈퍼볼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4쿼터 경기 중 슈퍼볼 사상 최장 시간에 달하는 광고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슈퍼볼 중계를 맡은 NBC 방송사에 따르면 30초 짜리 광고단가가 350만 달러(약 40억원)로 책정됐다. 슈퍼볼 광고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보통 30초에서 길어야 60초 가량 광고를 내보내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이보다 긴 90초 가량의 광고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최소 1050만 달러(약 118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광고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광고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매년 2월 열리는 슈퍼볼 경기는 미국 내 시청자만 1억1000만명에 달하는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다. 전 미 가구의 시선이 쏠리는 경기라 1초에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광고단가에도 불구하고 광고시간을 따내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도 폭스바겐, GM, 도요타, 현대차 등 글로벌 차 메이커들과 버드와이저, 코카콜라, 펩시 등 소비재 기업들이 앞다퉈 슈퍼볼 광고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2008년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소나타, 벨로스터까지 미국 시장 전략 차종을 출시할 때마다 슈퍼볼 광고를 활용해 왔다. 그러나 1984년 애플과 지난해 모토로라 정도를 제외하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참여율은 유난히 저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뛰어든 것에 대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아진 위상을 반영했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고, 연간 판매량에 있어서도 애플을 앞지른만큼 대규모 광고를 집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약 28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애플을 제쳤고, 4분기에는 다시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연간 판매량은 9500만대로 애플을 앞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슈퍼볼 광고를 한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 AT&T를 통해 출시할 갤럭시 노트는 스마트폰의 얇고 가벼움은 유지하면서 5.3인치의 대화면 HD 슈퍼 아몰레드(AMOLED)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풀터치 방식과 함께 'S펜'이라는 디지털 펜을 지원해 최첨단 디지털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플랫폼 2.3(진저브레드)에 1.4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800만 화소 카메라, 2500mAh 배터리를 지원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