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농업銀 "전망좋은 한국에 동북아 첫 지점"
“농업은행의 이름 때문에 농업 관련 업무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기업금융 전문 은행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장윈 중국 농업은행장(53·사진)은 20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농업은행 서울지점 현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농업은행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시가총액 기준 세계 5위 은행이다. 작년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조7619억달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91%다. 전 세계 직원 수만 45만명이 넘는다.

장 행장은 이날 여러 차례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지점은 농업은행의 국제화 대외 창구로서 ‘아시아 최전방 지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이미 중국의 세 번째 수출대상국이고, 중국은 한국의 1위 수출대상국”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동북아에서 서울을 가장 먼저 지점으로 만든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의 전망을 좋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경제발전 전망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화’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각종 기업금융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한·중 간 무역거래 외에도 각종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교류 규모에 비해 양국 금융의 교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한국 금융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양국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회사들을 보고 배우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장 행장은 “한국 은행들의 위험관리 능력과 각종 상품 개발 능력을 보고 장점을 배워 익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리스크 관리 요구 기준과 한국 감독당국의 기준이 다른 만큼 한국 현지 사정에 맞게 지점을 운영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농업은행은 2009년 12월 서울에 사무소를 연 뒤 2년 만에 지점으로 격상시켰다. 홍콩·싱가포르 지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서울지점은 농업은행 본점이 출자한 자본금(갑기금) 5000만달러와 본점에서 1년 이상 차입한 1억달러(을기금)로 영업하게 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