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말 바꾼 민주당이 심판 대상"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은 “민주통합당은 심판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고 20일 말했다. 박 위원장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그분들 스스로 자신을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인데,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닌가”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심판한다는 건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것인데,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말이 다르고, 자신들이 추구했던 정책에 대해 말을 뒤집는 것은 정말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노무현 정부 시절 처음 추진했는데 그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며 “한·미 FTA가 발효돼 실생활에 효과가 퍼지게 되면 많은 분들이 지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특별법’에 대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박 위원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에 대해 “같이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보수연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으면 얼마든지 같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현 정부에서 경제 지표는 좋아졌지만 국민의 삶은 그렇지 않다. 소통과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과감히 고쳐야 한다는 점에서 정강정책도 국민 행복을 최우선하는 쪽으로 바꿨고, 그 방향으로 과감하게 정책이 바뀌어져 나갈 것이다. 인위적인 결별이 아니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자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새누리당은 과거의 잘못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과감한 쇄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와의 단절’을 언급한 지 닷새 만이다. 수식어는 ‘깨끗이’에서 ‘완전히’로 좀 더 강도가 세졌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 건설에 대해 “현 정부에서 폐기한 정책인데,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 탈당은 “역대 정권 말기마다 대통령 탈당이 반복됐는데 과연 해답이 됐는가를 생각해본다”고 했다.

그는 당헌·당규상의 경제민주화 조항과 관련, “‘대기업 때리기’가 아니다”며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의 긍정적 측면은 최대한 살리고 부정적 측면은 최소화하자는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