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쳤지만…우즈 '황제 위용' 되찾았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총상금 270만달러)에서 부활의 샷을 날렸다. 우즈는 2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17위 로버트 락(영국)이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1언더파로 락과 함께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대회에서 3라운드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 우즈는 전 세계 투어에서 60차례 3라운드 선두로 나서 52회 우승컵을 안았으나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즈는 2년 넘게 이어져온 슬럼프를 완벽하게 떨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을 발판을 마련했다.

최종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2,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을 때만 해도 쉽게 우승에 다가서는 듯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 4, 5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며 3타를 줄인 락과의 격차가 3타차로 벌어졌다.

우즈가 1, 3라운드에서 친 14차례의 티샷 가운데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은 각 4회뿐이었으나 4라운드에서 친 티샷은 쳤다 하면 벙커나 러프로 들어가는 불운이 뒤따랐다. 1라운드에서 한 차례, 3라운드에서 두 차례만 그린을 미스했던 아이언샷도 신통치 않았다. 18개홀에서 단 6차례 ‘레귤러 온’에 성공할 정도로 뜻대로 샷이 되지 않았다.

우즈는 샷 난조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상승세를 타던 락이 8번홀(파5)에서 보기를 하자 우즈는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5m 지점에 떨궈 버디를 추가하며 순식간에 타수 차를 1타로 줄였다. 우즈가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2.5m 파세이브 퍼팅에 실패, 2타차가 유지됐으나 락은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다시 1타차 추격을 허용했다. 2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매킬로이는 1타를 줄여오다가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즈와 함께 1타차 2위 그룹으로 뛰어들었다.

락은 14번홀(파4)에서 천금 같은 버디 퍼트를 떨구며 2타차로 달아난 뒤 16번홀(파4)에서 1.5m 버디 퍼트를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락은 18번홀(파5)에서 티샷한 볼이 우측 ‘래터럴 워터해저드(페어웨이와 나란히 있는 해저드)’ 지역 내로 들어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는 1벌타를 받은 뒤 볼이 최후로 해저드 경계선을 통과한 지점과 홀을 연결하는 후방 페어웨이 쪽에 드롭한 뒤 ‘4온2퍼트’ 보기로 막아 1타차 짜릿한 우승을 일궈냈다.

매킬로이는 18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2위를 했으나 우즈는 이 홀에서 파에 그쳐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영국)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최경주(42)와 함께 공동 48위에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