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아시아효과 '쏠쏠'
107회 호주오픈 테니스대회가 29일 막을 내렸다. 호주오픈은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으로 이어지는 그랜드슬램의 첫 번째 대회다.

지난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이 선전하고 아시아 중산층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올해 호주오픈에 대한 아시아의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의 리나가 작년 여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4강에 진출한 덕분에 올해 중국과 일본에서 호주오픈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호주오픈 입장권 판매가 지난해 5만여장에서 올해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오픈은 지난해 세계 160여개 국가에 TV로 중계돼 연인원 10억명 이상이 시청했다. 특히 시간대가 비슷한 동아시아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중국 시청자는 2010년 5900만명에서 지난해 1억35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호주오픈조직위원회는 10여년 전부터 호주오픈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그랜드슬램’으로 홍보해왔다.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에일스 호주오픈조직위 상업부문 이사는 “아시아 테니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타깃으로 한 홍보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으며 이와 함께 호주오픈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주오픈은 경기가 열리는 빅토리아주에 약 10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매년 1억3500만호주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빅 스포츠 이벤트다. 이 가운데 약 25%를 차지하는 것이 TV 중계권료. 아시아 지역 시청률 상승은 중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는 2002년부터 11년째 호주오픈의 메이저 스폰서로 참여하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메인 경기장의 주요 광고판과 네트 양쪽에 새겨진 기아차 로고는 작년에 6000여시간 동안 노출됐으며 7억달러 상당의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오픈이 열리는 2주 동안 가장 주목을 끄는 자동자업체가 기아차”라며 “지난 10여년간 호주오픈을 지속적으로 후원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아차호주판매법인이 호주오픈을 후원하기 시작한 2002년 기아차는 호주에서 연간 1만2000여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만5000대를 넘어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했다.

한편 29일 마지막 경기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선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5세트 접전 끝에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