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흔들리자…우즈 샷 살아났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망가지자 타이거 우즈(미국)의 샷이 되살아났고 우즈가 흔들리면 매킬로이가 상승세를 탔다.

‘신·구 황제’의 맞대결로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우즈와 매킬로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우즈는 2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3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이븐파에 그친 매킬로이와 나란히 공동 4위에 올랐다. 역시 같은 조로 플레이한 현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영국)는 합계 1언더파 143타로 공동 32위다.

첫날 34개의 퍼팅이 말해주듯 퍼트 난조를 겪었던 우즈는 인내하면서 자신을 다스리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1번홀 버디와 3번홀(파4) 보기로 상쇄한 뒤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우즈의 상승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매킬로이의 덕이 컸다. 매킬로이가 급격한 샷 난조로 망가지면서 우즈는 자신감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1번홀을 보기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3번홀(파4)에서 벙커와 벙커를 전전하다 더블보기를 범했다. 4, 5번홀에서 연속 버디에 이어 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잃은 타수를 회복했다. 그러나 9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한 매킬로이는 11번홀(파4)에서도 간신히 ‘4온’을 해 더블보기 위기를 맞았으나 3m 보기 퍼트를 성공시켰다.

매킬로이가 흔들리는 모습을 유유히 지켜보던 우즈는 보란듯이 11번홀에서 3.5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매킬로이의 기를 꺾었다. 우즈는 합계 4언더파로 합계 3언더파가 된 매킬로이를 처음으로 앞섰다. 우즈는 이후 한결 다이내믹한 스윙을 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2번홀(파3·186야드)에서는 티샷을 홀 80㎝ 옆에 떨구는 환상적인 샷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매킬로이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12번홀에서 3m 버디를 추가하며 위기를 바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즈가 흔들리자 이번에는 매킬로이가 되살아났다. 우즈는 14번홀에서 티샷이 뜻대로 안되자 클럽을 내동댕이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샷도 그린 옆 벙커로 들어갔다. 반면 매킬로이는 두 번째 샷을 홀 1.2m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며 실수를 만회했다. 우즈는 15번홀에서 5m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2위로 부상했으나 16번홀에서 티샷이 러프로 들어간 뒤 두 번째 샷마저 그린 옆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범해 매킬로이와 합계 5언더파 동타로 경기를 마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