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가짜 펀드 상품을 만들어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유명 투자회사 간부 배모씨(37)를 27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2003년부터 매달 8%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사모형펀드 상품을 허위로 만들어 최근까지 투자자 27명으로부터 200여 차례에 걸쳐 총 10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에게 돈을 맡긴 고객들은 1인당 7000만~2억원의 손해를 봤고, 심지어 23억원 피해를 본 고객도 있다.

조사 결과 배씨는 가족과 친지로부터 수십억원을 모아 선물옵션 투자에 나섰다가 돈을 다 날리자 이를 메우려고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씨는 자신의 지인과 소개를 받고 찾아온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고객들에게만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자신이 임의로 만들어낸 가짜 상품 설명서를 보여주며 투자를 권유했다. 투자를 결정한 고객에게는 회사명의의 위조 계약서를 건네주고 자신의 개인 계좌로 돈을 받았다. 그는 투자받은 돈으로 다시 선물옵션 투자에 나섰으나 계속 실패했고, 다른 투자자들을 더 모아 돌려막기 식으로 이자를 지급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거의 탕진했다.

배씨의 투자자 중 한 명이 배씨가 만든 상품 설명서를 회사 측에 보여주는 바람에 회사 감사팀이 배씨를 경찰에 넘겼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