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흥행 질주…1주일 만에 115만 관객
판사 석궁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사진)의 흥행세가 무섭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사회적 이슈로 만들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7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러진 화살’은 18일 개봉 이후 26일까지 115만명을 모았다. 순제작비 5억원을 포함해 15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0만명이다.

개봉 첫주에는 관객 수가 ‘댄싱퀸’에 밀려 2위였지만 이번주에는 1위로 올라섰다. 상영관도 244개에서 456개로 늘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안성기, 박원상 등 출연배우들도 대박을 터뜨릴 전망이다. 흥행실적에 따라 대우를 받는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대학 본고사 수학문제의 오류를 주장한 뒤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지위확인소송에서 패소하자 2006년 1월 항소심 재판장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의 자택을 찾아가 석궁을 쏜 사건을 소재로 했다. 김 전 교수는 2008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형기를 마치고 지난해 초 출소했다.

영화 속에서 판사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한 채 김 전 교수의 ‘사법부에 대한 도전’에 무게중심을 두고, 증거도 무시한 채 일사천리로 재판을 진행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내용은 사건의 진상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류와 ‘영화는 영화일 뿐’이란 측이 트위터에서 충돌하고 있다.

영화의 내적 힘이 강력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성기·박원상·문성근 등 배우들의 호연과 정지영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잘 어울렸다는 평가다.

직장인 이석연 씨(36)는 “감독과 배우들의 역량으로 딱딱한 법정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