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3년…윌스트리트가 달라진다] 제임스 고먼 "깎인 연봉에 불만?…신문 좀  읽어라, 회사를 관두든지"
“만약 줄어든 연봉에 불만을 갖는 직원이 있다면 우선 신문부터 읽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직원들은 왜 우리가 연봉을 줄여야 하는지 이해할 것”이라며 “만약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들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직원들에게는 우선 당신은 너무 순진하니 신문부터 읽으라고 말해줄 것이며 두 번째로는 한 해 연봉을 가지고 행복을 정의한다면 당신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며 셋째로 그래도 정말 불행하다면 그냥 회사를 그만두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먼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수익성 저하로 투자은행들의 보너스가 크게 줄면서 술렁이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모건스탠리는 통상 기본연봉과 보너스로 구성되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1년 전에 비해 20~3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인당 현금 보너스의 상한을 12만5000달러로 제한했다. 많게는 수백만달러씩 보너스로 받아갔던 금융위기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0일 2011년도 보너스를 발표한 골드만삭스도 임직원들이 크게 깎인 보너스에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파트너들은 2010년에 비해 보너스가 절반이나 줄었다. 일부 뱅커 중에는 아예 보너스를 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비니어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매출 감소율 26%보다 인건비를 훨씬 더 많이 깎았다”고 강조했다. ‘보너스 잔치’에 대한 주주들과 월가점령시위대 등의 불만여론을 감안해서다. 이 밖에 크레디트스위스는 파생상품과 연동한 부실채권으로 일부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금 보너스의 75%를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연봉뿐 아니라 부가혜택도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말단 직원들도 출장 시 비즈니스클래스를 탔지만 지금은 매니징디렉터(MD·전무급)들도 6시간 이내 출장시에는 이노코미를 타야 하는 식이다. 한 투자은행의 관계자는 “금융위기 전에는 MD들도 사안에 따라 회사 전용 제트기를 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말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최고위급이 아니면 전용기는 구경도 못한다”고 말했다. 고먼 CEO는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은행 산업도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