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비리 파문] "최시중 양아들 정용욱, 의원들에 돈봉투…미디어법 처리 사례금으로 500만원씩"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의 최측근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이 2009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국회가 미디어법을 처리한 직후 돈봉투가 건네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 통과에 대한 사례금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문광위 관계자는 26일 “정 전 보좌역이 당시 문광위 소속 의원실 일부 관계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문광위에서 미디어법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의원실이 대상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 전 보좌역이 직접 의원실로 찾아가 명함을 건네며 해외출장 때 쓰라며 500만원을 건넸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전 보좌역이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한 직후다. 당시 민주당 등 야권이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한나라당은 직권상정과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법안을 통과시켰다.

문광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법 강행 처리 직후 돈봉투가 전달됐다면 법안 처리에 대한 답례일 가능성이 크다”며 “법안 통과에 대한 방통위의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미디어법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신문법과 방송법을 포함한 것으로 현재 4개의 종합편성채널 방송을 탄생시킨 근거가 되는 법이다.

정 전 보좌역은 문광위 관계자 사이에서는 ‘최시중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인물이다.

방통위는 돈봉투 살포를 부인했다. 이태희 대변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정 전 보좌역과 관련된 수뢰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일 없다”고 시종일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