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1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ㆍ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1년 연간 GDP 증가율도 3.6%를 기록해 당초 정부 전망치였던 3.8%를 밑돌았다.
◆분기 성장률 2년 만에 최저치
전기 대비 성장률 0.4%는 2009년 4분기(0.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실물경제 전반이 큰 충격을 받았던 시기였지만, 빠른 경제회복세와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이듬해 1분기에는 2.1% 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전분기 대비 GDP 증가율은 1.3%(1분기)→0.9%(2분기)→0.8%(3분기)→0.4%(4분기)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한은은 내수 부진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민간소비와 설비·건설투자 등 기업과 개인 모두 경제활동이 움츠러들고 있다는 얘기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3분기에 전기 대비 0.4% 성장했다가 4분기에는 0.4%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3분기부터 -0.8%를 기록,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4분기에는 -5.2%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한은이 지난해 12월 예상한 성장률 3.8%보다도 0.2%포인트 낮은 3.6%로 집계됐다.
◆경기전망도 비관적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도 향후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2월 전망치는 91로 집계돼 4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인이 긍정적으로 보는 이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또 BSI 1월 실적치는 88.6을 기록해 한 달 전보다 1.5포인트 하락,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도 비상이 걸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출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5.2%를 기록해 2009년 3분기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1월 무역·서비스 동반적자 우려
1월 경상수지에도 적자 경보가 켜졌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무역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1~20일까지 수입(320억3200만달러)이 수출(291억달러)을 앞서며 무역수지가 29억3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9월 7100만달러에서 11월에 3억5700만달러로 늘었지만 이달에는 설 연휴 해외 여행객 증가로 인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