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지수는 국제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추가 상승을 시도할 전망이다.

전 거래일인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상승해 1950선을 코앞에 뒀다. 이는 지난해 8월초 수준이다. 외국인이 약 1조4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9거래일 연속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이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사자'를 외친 덕에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약 1조900억원이 들어왔다. 증권이 3.78% 뛰면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미국 인텔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전기전자도 2.47%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그리스 우려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은 국채교환 협상이 난항을 겪어 다음달 13일까지 협상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FOMC는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돼 25일 오후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증시 장후 발표된 애플의 1분기(2011년 9월~12월)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애플의 주당순이익(EPS)은 13.87달러로 블룸버그 예상치인 10.14달러를 뛰어넘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2000선 돌파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유럽 재정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외국인은 이전의 공격적인 매도에서 벗어나 지난 주에만 약 3조원 넘는 순매수에 나섰다"며 "하락 요인들이 시장 상승에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증시가 기존 박스권을 벗어나 추세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설 연휴 중 해외 증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말에 3년 만기대출(LTRO)을 통해 최대 6000억유로 규모의 장기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라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특별한 정책 공조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유럽 재정 우려는 지속해서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근거로 단기 미니랠리가 펼쳐지는 듯하다"며 "다음달 ECB의 추가 LTRO시행을 앞두고 유럽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고 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아시아권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리스 국채 교환 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지만 다음달 13일까지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직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며 단숨에 2000선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곽 연구원은 "1960선 부근은 기술적으로 저항선으로 작용할 만한 지수대들이 맞물린 자리이고 주가가 단기 급등한 것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커졌을 것"라며 "코스피지수가 곧바로 2000선을 돌파하기 보다는 숨 고르기 이후 재차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 후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기대되는 정보통신(IT)과 자동차, 중국의 춘절 효과 및 내수 부양책 확대 기대에 중국 내수 관련주, 중국 종이생산 제한에 따른 반사익이 기대되는 제지주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 연구원도 "외국인 매수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며 " 업종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IT, 자동차, 정유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