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랭커들을 총집결시킨 유러피언투어 HSBC챔피언스가 거액의 출전료(appearance fee)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막을 올리는 이 대회는 월드랭킹 1~4위와 타이거 우즈(미국) 등 ‘빅 네임’들이 총출동해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총상금 270만달러에 불과한 대회가 출전료로 유명 선수를 ‘싹쓸이’한 것에 대해 미국 골프 관련 언론들이 비판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총상금 270만달러는 유러피언투어 평균 상금액 수준이다. 스폰서인 HSBC는 총상금과 별도로 상금액의 2배에 달하는 500만달러를 출전료로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150만~200만달러로 가장 높은 출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출전자들을 7성급 호텔인 에미레이츠 팰리스호텔에 투숙시키는 등 톱랭커들에게 돈을 쏟아부었다.

미국 언론들은 같은 기간에 열리는 미국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의 총상금이 600만달러로 HSBC챔피언스의 2배가 넘지만 출전료 때문에 톱랭커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PGA투어는 출전료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타이틀 스폰서들이 PGA투어 총상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유러피언투어를 열고 남은 금액으로 유명 선수를 부르는 것이 대회 흥행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우즈는 “많은 선수들이 전 세계 투어를 다니면서 출전료를 받는다. 이를 받지 못하는 유일한 곳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을 건너 뛴 배경에 대해 “초청료도 이번 대회 출전의 한 동기가 됐다”고 인정했다.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이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골프장은 2008년 US오픈 등 우즈가 6차례 우승을 거둔 곳이고 12차례 출전해 11차례 ‘톱10’에 들었다. PGA투어 우승 상금이 100만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출전료의 인센티브가 훨씬 더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마스터스’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유명 선수 25명 전원에게 출전료를 지급하고 우승상금 200만달러를 내걸고 대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우즈는 한국 시간으로 26일 낮 12시40분에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영국), 차세대 ‘골프 황제’ 매킬로이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