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불평등 키웠지만 현실적으로 더 나은 대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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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 개막
석학들 '자본주의 미래' 놓고 격론
석학들 '자본주의 미래' 놓고 격론
하룻밤 새 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 25일 이곳에서 260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한 해의 이슈를 토론하는 제42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막을 올렸다. 포럼 분위기는 어느 해보다 어두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전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현실적으로 자본주의가 최선의 체제”라는 옹호도 이어졌다.
◆“자본주의는 최선의 선택”
첫날부터 자본주의의 공과와 미래를 둘러싼 격론이 이어졌다. 첫 토론은 ‘20세기 자본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실패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은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 체제들보다 훨씬 좋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 당장 경제모델 개선작업을 해내지 못 하면 우리는 게임에서 질 것이고 자본주의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중국 등의 국가자본주의가 일자리 창출에선 서구 방임주의 모델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벤 베르웨이엔 루슨트알카텔 최고경영자(CEO)도 “기업과 기업인의 탐욕이 자본주의의 문제를 키운게 아니다”며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진 결과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거들었다.
반면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서구 경제는 20세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부자나라에서는 이미 노동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등 3개 대륙에서 최소 70여명의 백만장자들이 모여 소득불평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상황을 ‘자본주의의 위기(Capitalism in crisis)’로 진단하고 △벌어지는 소득격차 △금융버블 △단기실적 위주 주주 시스템을 3대 위기 원인으로 지목했다. FT는 “197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외환거래 규모는 234배나 커졌지만 사회는 늘어난 은행거래로부터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불만에 이제 글로벌 리더들이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더 깊은 침체 우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개막연설에서 “강력한 긴축정책에 시장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유로화는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카르멘 라인하트 피터슨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정치인들의 장밋빛 약속과 객관적인 (유럽의) 경제 전망은 완전히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각국 정부가 위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만들어낸 또 다른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붕괴를 점치는 목소리도 높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 최소 2~3개 국가는 큰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FT는 포럼 참가자들이 △재정위기국의 긴축과 경제개혁 △재정통합과 유로본드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지원 확대 △그리스 국채의 손실처리 비율 확대 △유로존 금융권의 대대적인 자본확충 등 5가지를 종합 처방하는 것을 위기해법으로 꼽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인 사이에서도 비관론이 확산됐다. 다보스포럼이 컨설팅 업체 PwC에 의뢰해 60개국 1258명의 CEO를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올해 사업을 낙관한다’는 비율은 전년 대비 8%포인트 낮아진 40%에 불과했다. 서구 기업의 경우 낙관비율은 25%에 불과했다.
김동욱/전설리 기자 kimdw@hankyung.com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현실적으로 자본주의가 최선의 체제”라는 옹호도 이어졌다.
◆“자본주의는 최선의 선택”
첫날부터 자본주의의 공과와 미래를 둘러싼 격론이 이어졌다. 첫 토론은 ‘20세기 자본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실패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열렸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은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 체제들보다 훨씬 좋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 당장 경제모델 개선작업을 해내지 못 하면 우리는 게임에서 질 것이고 자본주의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중국 등의 국가자본주의가 일자리 창출에선 서구 방임주의 모델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벤 베르웨이엔 루슨트알카텔 최고경영자(CEO)도 “기업과 기업인의 탐욕이 자본주의의 문제를 키운게 아니다”며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이 내려진 결과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거들었다.
반면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서구 경제는 20세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부자나라에서는 이미 노동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일랜드, 우크라이나 등 3개 대륙에서 최소 70여명의 백만장자들이 모여 소득불평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상황을 ‘자본주의의 위기(Capitalism in crisis)’로 진단하고 △벌어지는 소득격차 △금융버블 △단기실적 위주 주주 시스템을 3대 위기 원인으로 지목했다. FT는 “197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외환거래 규모는 234배나 커졌지만 사회는 늘어난 은행거래로부터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불만에 이제 글로벌 리더들이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더 깊은 침체 우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개막연설에서 “강력한 긴축정책에 시장의 지지가 더해진다면 유로화는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카르멘 라인하트 피터슨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정치인들의 장밋빛 약속과 객관적인 (유럽의) 경제 전망은 완전히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각국 정부가 위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만들어낸 또 다른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붕괴를 점치는 목소리도 높았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 최소 2~3개 국가는 큰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FT는 포럼 참가자들이 △재정위기국의 긴축과 경제개혁 △재정통합과 유로본드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지원 확대 △그리스 국채의 손실처리 비율 확대 △유로존 금융권의 대대적인 자본확충 등 5가지를 종합 처방하는 것을 위기해법으로 꼽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인 사이에서도 비관론이 확산됐다. 다보스포럼이 컨설팅 업체 PwC에 의뢰해 60개국 1258명의 CEO를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올해 사업을 낙관한다’는 비율은 전년 대비 8%포인트 낮아진 40%에 불과했다. 서구 기업의 경우 낙관비율은 25%에 불과했다.
김동욱/전설리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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