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자금 1조6164억 담아…美ㆍ헤지펀드도 '큰손'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책을 모색해 가면서 미국과 유럽계 자금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재개하고 있다.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4주째 이어지는 등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4조26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작년 4월 한 달간 4조4203억원어치를 사들인 후 최대 규모다.

이달 들어 순매수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은 영국과 미국계이다. 영국계 자금은 2010년 10월(1조2743억원) 이후 최대인 99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룩셈부르크(2094억원) 프랑스(1753억원) 독일(703억원) 등도 순매수에 가담했다. 이로써 유럽계 자금은 1조616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작년 8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황성윤 금감원 증권시장팀장은 “유럽계 투자은행(IB)이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며 한국 비중을 과도하게 낮춘 데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미국계 자금도 98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헤지펀드 성격의 자금인 케이맨아일랜드(4450억원)와 싱가포르(4041억원) 등도 국내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국내 주식 매수 자금원인 글로벌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를 비롯해 아시아(일본 제외)펀드, 인터내셔널펀드, 퍼시픽펀드 등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에는 지난주(1월12~18일) 20억76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4주 연속이며, 2주 연속 20억달러를 웃도는 유입규모가 눈에 띈다. 특히 한국 비중이 큰 아시아펀드에는 작년 11월 둘째주(9억6100만달러) 이후 최대인 6억99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중국 경제지표 발표로 아시아펀드로 두 달여 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작년 한 해 동안 강한 순매도를 보였던 한국과 대만에서의 순매수가 지난 주 가장 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