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
고향에 다녀온다는 것, 또는 부모형제와 시간을 보내고 온다는 것은 선량한 심성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다. 죄를 지은 이도, 비탄에 잠긴 이도 고향과 혈족을 떠올리며 영혼의 휴식을 구하고 싶어한다.

‘신세계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는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은 체코 사람인 그가 뉴욕에서 음악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1893년)에 작곡했는데, 잉글리시 호른이 연주하는 2악장 주제선율에 ‘귀향(Going Home)’이란 가사가 붙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가사는 드보르자크가 붙이지 않았고, 사실은 선율도 보헤미아 풍이 아니라 미국에서 들은 흑인 영가의 음계를 이용한 것이다.

[음악이 흐르는 아침]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
그러나 3년간의 미국 체류기간 중 드보르자크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아이오와주 스필빌에 위치한 체코 이민자들의 집단거주지를 찾았을 때라고 한다. 오랜만에 보헤미아 음식, 생활관습과 언어를 맘껏 접한 감격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이 곡조에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담긴 것만은 명백하다. 그래서 듣는 이의 마음도 정화시키는 것이리라.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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