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효과ㆍ외국인 매수…'IT株 랠리' 이어진다
정보기술(IT)주 급등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장중 195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지난해 7월8일 이후 최대인 1조441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설 직전 증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수그러든 가운데 인텔의 실적 개선이 IT 주가를 끌어올리는 ‘인텔효과’까지 더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3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 다시 오르는 등 IT주 랠리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인텔효과’…외국인 IT 매수

유가증권시장의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20일 2.86% 올라 전날 3.65%에 이은 급등세를 지속했다. 삼성전자는 3.08% 오른 110만5000원에 마감하면서 지난 3일과 같은 사상 최고가를 나타냈다. LG이노텍(8.3%) 삼성전기(2.43%) LG디스플레이(4.57%) 하이닉스(2.47%) 등 주요 종목도 일제히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IT주 랠리에 힘입어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4일 이후 가장 높은 1949.89에 장을 마쳤다.

IT주 급등에는 ‘인텔효과’가 작용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이 69센트로 집계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의 59센트보다 16.9% 증가한 것은 물론 전문가들의 평균 추정치 61센트를 뛰어넘은 실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의 주당 순이익도 각각 78센트와 4.71달러로 추정치보다 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IT주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전기·전자업종을 5014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5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최고 150만원

삼성전자의 실적 및 주가에 대한 기대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목표주가로 15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IT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사상 최고가인 150만원을 제시했다.

경기에 민감한 메모리와 LCD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시스템반도체(LSI),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3900억원(IFRS 연결 기준)으로 올 들어서만 2.16% 올랐다.

진성혜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5조2000억원)보다는 감소하겠지만 이는 1분기가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인 실적 호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장비 업체 수혜 예상

삼성전자 등 IT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부품주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에 지난해보다 60%가량 증가한 1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시스템LSI 분야에만 8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4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7조원, LG디스플레이가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미세공정 핵심 장비를 제조하는 유진테크와 시스템LSI 협력사 국제엘렉트릭, 장비 개발업체인 원익IPS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유승호/김유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