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북스2' 공개…모바일 교육시장 선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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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집중분석
디지털 교재 만드는 앱…'아이북스 오써'도 공짜로
美 3대 출판사와 제휴…고교생에 15弗에 공급
디지털 교재 만드는 앱…'아이북스 오써'도 공짜로
美 3대 출판사와 제휴…고교생에 15弗에 공급
○모바일 교육 확산 신호탄
프레젠테이션은 필 쉴러 부사장이 담당했다. 이날 발표한 세 가지는 종이 교과서 또는 종이 교재를 혁명적으로 바꿔놓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애플이 디지털 교과서 활성화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공짜로 내놓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교재 제작 프로그램인 아이북스 오써는 맥 컴퓨터에서 작동한다. 오써를 실행한 뒤 사진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마우스로 끌어다가 적당한 곳에 떨구면 순식간에 교재가 만들어진다. ‘아이무비’가 애플 전용 동영상 제작 앱이라면 오써는 교재 제작 앱이다.
아이북스2는 아이북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교과서 채널이 추가되고 양방향 기능이 적용됐다. 이곳에서는 디지털 책을 사고팔고 구입한 책을 저장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이튠즈 U도 업그레이드했다. 동영상과 애니메이션을 실행할 수 있고 수업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앱으로 진화했다. 앱에 강좌개요 과제물 등을 포함시킬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된 디지털 교과서는 지금까지 나온 디지털 잡지에서 한 걸음 진화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이 추가된 것은 물론이고 중요한 부분을 색칠할 수도 있고 메모할 수도 있다. 종이 교과서에 색연필로 줄을 긋고 메모하는 것과 같다. 필기한 내용은 스터디카드로 바뀌어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필 쉴러는 이날 “교과서를 재발명한다”는 표현을 썼다. 교과서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교육방식 학습방식이 모바일 혁명과 결합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세포나 심장의 모습을 입체(3D)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손가락 탭으로 설명을 열어볼 수 있다. 교과서에 첨부된 아프리카 사파리 동영상도 볼 수 있다.
○기기 가격 하락이 관건
애플은 교사 학생 출판사 등에 더 나은 교육방식, 더 나은 학습방식, 더 나은 출판방식을 제시했다. 디지털 교과서 확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그렇다고 애플 혼자 힘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미국 교과서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3대 출판사 피어슨, 맥그로힐, 휴톤 미플린 하코트 등과 제휴를 맺었다.
애플과 출판사들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권당 14.99달러 이하에 내놓았다. 3대 출판사는 이날 디지털 교과서를 대여섯종씩 애플 아이튠즈에 올렸다. 이 중에는 5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포함된 것도 있다. 애플은 DK퍼블리싱과도 제휴를 맺고 공룡 곤충 알파벳 등의 콘텐츠를 실은 유아 교재도 개발 중이다.
교과서 시장을 혁신하려는 애플의 시도는 성공할까.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아이패드의 최저가격이 499달러나 돼 모든 학생들이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현재 교육현장에 도입된 아이패드가 150만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다. 또 디지털 교재 가격 14.99달러는 동영상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교재치곤 싸지만 종이 교과서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그러나 기기 가격과 교과서 가격은 구매자가 늘어나면 갈수록 떨어질 게 분명하다. 출판사들도 적극적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제작, 콘텐츠, 유통 등 모든 부문에서 종이 교과서보다 우월하다. 종이도 필요없고, 인쇄 제본 배송도 필요없다. 맥그로힐 대표는 “애플이 날개를 달아줬다”는 표현을 썼다.
애플이 디지털 교과서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판매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는 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짭짤한 비즈니스 모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교과서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아이패드 맥 등 자사 하드웨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측면이 더 강하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이후에도 여전히 경쟁사들에 두려운 존재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분야에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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