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가로수 길 걷는 당신은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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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QR코드 찍으면 지난 풍경 사진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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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생겨난 사연은 독특하다. 중세 영주들은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리는 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의 권위를 높여줄 뭔가 또 다른 장치가 필요했다. 그들은 자신이 지나가는 길 양쪽에 훤칠하고 늠름한 자태의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 에스코트하게끔 했다. 가로수 길은 들판에서 일하는 농민과 자신을 구별하는 경계인 동시에 유사시 농민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바리케이드 역할도 했다.
근대국가의 발전기로 들어서면서 가로수는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는 범위를 상징하는 ‘정치적 풍경’이 된다. 도시의 간선 도로에는 어김없이 가로수가 늘어섰다. 가로수가 도시민이 배출한 삶의 단내를 정화하는 허파이자 소시민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마차를 타고 지나쳤던 빈의 가로수 길은 이제 눈 오는 날도 마다않고 뛰쳐나온 열혈 ‘조깅남’의 차지가 됐다. 상쾌한 아침, 머리를 조아리며 당신을 맞이하는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며 황제의 영화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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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국가의 발전기로 들어서면서 가로수는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는 범위를 상징하는 ‘정치적 풍경’이 된다. 도시의 간선 도로에는 어김없이 가로수가 늘어섰다. 가로수가 도시민이 배출한 삶의 단내를 정화하는 허파이자 소시민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마차를 타고 지나쳤던 빈의 가로수 길은 이제 눈 오는 날도 마다않고 뛰쳐나온 열혈 ‘조깅남’의 차지가 됐다. 상쾌한 아침, 머리를 조아리며 당신을 맞이하는 나무들 사이를 산책하며 황제의 영화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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