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제 쏟아져…시장성 '변수'
메디포스트와 안트로젠이 개발한 성체줄기세포 치료제가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바이오 업체인 파미셀이 개발한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세계 두 번째, 세 번째 줄기세포 치료제도 국내에서 나왔다. 줄기세포 치료제로 허가받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토종’ 줄기세포치료제 각광

식약청은 이날 메디포스트의 바르는 연골재생 치료제 ‘카티스템’과 안트로젠의 치루 치료제(주사제) ‘큐피스템’의 품목 허가를 승인했다. 카티스템은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자가)가 아닌 타인의 줄기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허가를 통해 세계 최초의 ‘동종(타가·다른 사람) 줄기세포 치료제’로 공인됐다.

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사 측은 다음달부터 치료제를 판매한다.

카티스템은 제대혈(탯줄혈액)에서 뽑은 성체줄기세포를 원료로 퇴행성 관절염이나 손상된 무릎 연골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이다. 통상 무릎관절이 손상되면 마지막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카티스템을 투여하면 손상된 세포가 재생되는 방식이다. 1000억원대의 국내 인공무릎관절 시장을 대체할 의약품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줄기세포치료제 쏟아져…시장성 '변수'
2000년 설립된 메디포스트는 2001년부터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하철원 교수팀과 270억원을 들여 10년 넘게 공동 개발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받아 현재 하버드대·러시대 교수진과 1·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안트로젠의 ‘큐피스템’은 난치성 질환인 크론병을 치료하는 최초의 치료제다. 안트로젠은 부광약품이 29.7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큐피스템은 크론병으로 인한 누공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크론성 누공은 직장에서 항문 주변 피부까지 염증이 관통돼 생긴 구멍을 말한다. 안트로젠 측은 큐피스템을 시술받을 수 있는 환자가 1만명 정도라고 추정했다. 시장 규모는 300억원에 달한다. 이성구 부광약품 사장은 “임상시험 결과 한 번의 투여만으로 80% 이상 효과가 있었다”며 “기술 수출을 통해 미국 유럽 일본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안전성·고가의 치료비용이 관건

줄기세포 치료제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시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환자에게 장기간 투여를 통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카티스템은 48주(103명), 큐피스템은 8주(33명)간의 임상시험을 거쳤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이 고가의 치료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시장성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환자들이 카티스템과 큐피스템을 투여받으려면 1회 투여당 각각 600만원, 3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정부가 조속히 줄기세포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