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에게 길을 묻다③]조웅기 미래에셋證 사장 "해외 채권에 투자할 시점"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지역과 시간을 고려한 분산투자를 해야 합니다. 성장성이 높고 안전성을 겸비한 지역에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투자시점을 분산해야 하며, 브라질국채 주가연계증권(ELS) 헤지펀드 등 다양한 안정형 상품에 투자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 등 2012년 세계 경기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이 불확실성 대두된 상황에서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49·사진)은 조언했다.

조웅기 대표는 지난 18일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 유망 투자처와 이를 감안한 미래에셋증권의 전략에 대해 밝혔다.

조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증권 창립시 합류한 영업전문가다. 법인사업부 대표에서부터 리테일사업부 대표까지 영업 전반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해외 채권에 투자해야”

그는 “좋은 해외채권에 투자해야할 시기”라며 “좋은 채권은 신용등급이 ‘AAA'인 채권이 아니라 3~5년내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채권”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주식이 아닌 채권에 주목하는 이유는 외국인의 한국 투자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현 상황에서는, 외국인 이탈에 따라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움직이면 수출기업이 대부분인 상장사들의 주가도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조 대표는 “외국인은 지난해까지 83조원 규모의 한국채권을 가지고 있고, 예금도 10조원 가량을 들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을 이기는 방법은 해외 자산을 '네이키드'(naked) 상태로 보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을 선보였고, 11월에는 호주 주정부채권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13일 기준 글로벌채권신탁과 브라질채권중개 등의 수탁고는 총 7138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브라질의 오피스빌딩에 투자해 매월 임대수익을 받는 ‘프런티어 브라질 월급식 부동산 펀드’도 내놨다. 이 펀드의 연 기대 배당수익률은 8%다.

조 대표는 “10년짜리 장기 투자상품인 ‘월지급식 브라질 국채 신탁’이 개인들에게 인기를 끈 것은 현재 50대의 성인은 60대 은퇴까지 10년간 현금흐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7~8% 수익이 별거 아니었지만,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는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3년 홍콩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재 베트남 영국 미국 브라질 등 5개 해외법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사가 먼저 진출한 후 증권사가 진출하는 식의 ‘선(先)운용, 후(後)증권’ 전략으로 현재 해외에 진출한 증권사 중 독보적인 해외 영업 경쟁력 및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좋은 해외 상품을 발굴할 것”이라며 “올해도 글로벌 미래에셋다운 고민이 있고, 조 단위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RM의 성공모델 만들 것”

개인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해 제시한 전략이 해외 자산 투자라면, 기업 고객을 위해서는 RM(relation manager) 조직을 마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연말 퇴직연금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영업을 동시에 담당하는 통합 영업조직인 RM 부문을 신설했다. RM 조직은 기존 퇴직연금 영업은 물론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회사채 등 IB 상품까지 취급하게 된다.

조 대표는 “한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증권사에서 나오는 퇴직연금 IPO 자사주 등의 담당자가 모두 달라 업무의 통합성이 떨어진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RM은 개별 그룹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1994~1995년 RM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는 모든 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등 RM조직은 이미 경쟁력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증권사가 RM조직을 구성하지 못한 것은 은행은 기업대출과 같은 기본적인 수입구조가 있지만, 증권사는 없었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이 기본 수입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퇴직연금을 바탕으로 RM은 시스템 딜을 만들어내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5년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신설한 이후 전사적 역량을 쏟으면서 전담 인력을 230여명까지 늘려놓은 상태다.

조 대표는 “고객을 중심에 놓으면 무조건 승리한다”며 “2012년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안정자산을 발굴하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