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교과서를 디지털화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2010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라 학교 수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였다.

잡스는 “전자 교과서로 개별 학생들에게 맞춤식 교육과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전에 교과서 출판업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기도 했다.

이 같은 잡스의 못다 이룬 꿈이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19일(현지시간) 디지털 교과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잡스가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후 두 번째로 이뤄지는 공식 프레젠테이션에서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교과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교과서는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콘텐츠는 애플이 대형 출판사들과 함께 구성할 계획이다. 미국 대표 출판사인 맥그로힐과 영국 피어슨 등이 거론된다.

또 교육 기업인 호튼미플린과 센게이지러닝 등도 지난해 6월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번에 특별히 대형 출판사가 몰려 있는 뉴욕 구겐하임박물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도 디지털 교과서 제작을 공식 선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보통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근처에서 발표회를 개최해왔다.

한편 애플이 교육 사업에 진출하면서 출판시장에는 새로운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미국 출판업체 디스커버리커뮤니케이션의 빌 굿윈 교육부문 최고경영자는 “애플의 참여로 디지털 교과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