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급반등, 1890선을 회복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럽 9개국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이던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지만, 프랑스 단기 채권 발행 성공 등이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3970억원, 기관은 945억원, 전체 프로그램은 7077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수급이 양호했다.

17일(현지시간)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스페인과 EFSF가 채권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국제 경제 지표도 개선세를 보인 덕에 미국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3.48로 시장예상치인 11을 웃돌았다. 독일의 1월 투자자 신뢰도도 예상을 깨고 급반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상승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유럽 국채 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은행 대상 3년 만기대출(LTRO) 시행으로 유럽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위기국가들의 국채 발행금리가 하락했다"라며 "전날 국내 증시가 상승한 것은 악재의 선반영보다는 LTRO의 숨겨진 힘이 재확인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달에는 유로존 각국의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지만 최근 흐름을 감안해 긍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박스권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유럽 관련 불확실성이 고비를 넘기면서 시장이 가장 크게 우려했던 2~4월 이탈리아 국채 만기를 무리 없이 넘길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코스피지수는 전 고점인 1930~1950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날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을 웃돌아 중국이 춘절 전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중국발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 대신 전날 14일 만기 역환매조건부 입찰을 실시했다"라며 "역환매조건부 채권 입찰로 공급 될 자금은 약 3500억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준율을 50bp(베이시스포인트)인하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시장 대응책은 다소 엇갈렸다.

박 연구원은 "한동안 시장의 관심 밖에 있던 그리스 문제가 다시 부각되기 시작하고 중동발 리스크 등도 존재하는 점은 부담요인"이라며 "밴드 상단에서의 분할 매도 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그는 "최근 부진했던 증권, 건설, 화학들의 키맞추기 식으로는 추세 상승을 이끌 수 없다"라며 "추세적 상승이 시작되더라도 이 때에는 주도업종이 부각되는 등 시장이 질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보유 종목 교체를 위해서도 현금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 연구원은 "낙폭이 과대했고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에너지·화학 철강 조선 업종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를 권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연고점 돌파는 전기전자 업종의 재상승에 의해 결정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다음달 1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 추가 개선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