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株 위험성' 한경, 작년 4월 첫 보도…9개월 만에 '진실' 드러나
“한국경제신문이 맞는지, 대한민국 정부가 맞는지 한번 두고봅시다!”

지난해 4월 한 개인투자자는 한경 증권부에 전화를 걸고 이같이 고함을 질렀다. 한경이 작년 4월11일자 증권면의 ‘넉 달 새 3배 뛴 코코(CNK인터내셔널의 옛 이름), 다이아몬드 개발 진실은’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직후였다. CNK가 카메룬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다이아몬드 광산의 실체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최초의 기사였다. 기사가 나온 직후 2주일간 CNK의 주가는 23.47%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기사가 실리고 9개월여가 지난 지금, 당시 한경의 지적은 적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불투명한 다이아몬드의 진실

CNK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경제성은 유엔개발계획(UNDP) 조사, 충남대 조사팀의 탐사 결과 등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탐사 과정과 결과를 설명해줄 객관적인 제3자가 실제로는 없다. 1990년대 중반 실시된 UNDP 조사에서는 다이아몬드 매장 사실은 밝혔으나 매장량은 확인하지 못했다. 한경 취재팀은 지난해 CNK 측에 “제3자에게 UNDP 조사결과를 검증받도록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UNDP 조사에서부터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충남대 조사팀의 탐사와 관련해 충남대 측은 “김원사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관련 내용을 아는 사람은 학교에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뻥튀기’?

외교부는 2010년 12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CNK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사실상 공인했다. “추정 매장량은 최소 4억2000만캐럿”이라며 “세계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1억7000만 캐럿”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보도자료를 낸 근거를 묻자 담당자는 “회사 측이 제시한 근거를 그대로 믿었다”며 “다이아몬드 탐사와 관련해서는 외교부에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개발 사업이 원래 100% 확실한 것은 없지 않느냐”며 “정부 입장에서는 에너지 자원외교의 성과에 의미를 뒀다”고 해명했다

외교부가 나서서 보도자료의 내용을 과장했다는 의혹도 있다. CNK 관계자는 “추정 매장량은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보도자료에는 표시하지 말자고 외교부에 제안했다”며 “하지만 외교부가 ‘해당 수치가 안 들어가면 보도자료를 내기 힘들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투자자에게 혼란 안긴 언론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추종보도는 투자자의 혼란을 부추겼다. 모 경제신문은 2010년 7월 ‘한국 다이아몬드 생산국됐다’는 기사를 1면에 보도하며 회사 측의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 이후 CNK의 주가는 9일 연속 상승해 50.51% 올랐다. 이듬해 2월에는 또 다른 3개 매체가 외교부 관계자와 함께 카메룬 현장을 동행 취재,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도 다른 경제신문의 기사가 나오기 전후 CNK로부터 관련 보도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불확실한 호재성 보도가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 해당 기사를 싣지 않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