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풋내기'…중국과 가까운지도 불확실"
"러 대외정책서 북한 문제 최우선 순위 아니다"

알렉산드르 딘킨 러시아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은 17일 "현재 중국은 북한에 그다지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딘킨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올해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어 국내 문제에 매몰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중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에 대한 '후견'을 자처하면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최고 권위의 국책연구기관 대표가 내놓은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딘킨 소장은 "중국 지도부가 바뀌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 현재의 균형 상태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이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풋내기(youngster)'라고 칭하면서 '김정은 체제'에서의 북중 관계에 대해 유보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후견인 그룹이 김정은에게 북중 관계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설명을 하기는 했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중국과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지는 모르겠으며, 앞으로 그가 중국과 무엇을 할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방문함으로써 중국 일변도의 외교관계를 다변화하려 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몇 차례 연기됐다 성사된 것일 뿐"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몰아넣지 않고 두 개의 바구니에 나눠 담을 생각이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딘킨 소장은 그러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러시아의 대북 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외정책에서 북한 문제는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라면서 "물론 북한이 시장경제를 도입한다면 러시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러시아 정부가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EMO는 세계경제의 현안 및 제3세계의 경제ㆍ사회문제, 국내외 정책, 군사정책 등을 주로 연구하는 러시아 학술원 산하의 대표적인 두뇌집단으로 한국의 정치ㆍ경제 분야를 연구하는 한국연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