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투자로 불황 넘는다] 삼성, 선제 대응으로 위기 돌파 '삼성 DNA'…올 사상최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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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10% 이상 증가…전자만 30조대 쏟아부어
비메모리·OLED에 15조…5대 신수종 사업 본격 투자
비메모리·OLED에 15조…5대 신수종 사업 본격 투자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투자를 조금 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봐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해 다른 기업들도 투자를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겠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에 앞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위기를 선제적 투자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회장의 말처럼 삼성그룹은 올해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해 2010년 (36조5000억원) 대비 18% 늘어난 43조1000억원을 투자한 삼성은 올해도 10% 넘게 증가한 48조~49조원가량을 각종 사업에 쏟아넣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기를 대규모 투자로 극복한다
경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삼성은 과감한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위기를 맞아 투자로 극복하는 것은 어느새 삼성의 DNA가 됐다. 지난 연말 사상 최대폭의 인사로 새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계열사가 많다는 점도 투자 확대 요인이다. 삼성 관계자는 “새 CEO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회사 운영 전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43조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시설투자에 29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또 12조1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았다.
올해도 반도체 등 전자 부문에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다.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부문뿐 아니라 부진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정상화에도 주력한다. 최근 삼성전자를 완제품과 부품 부문으로 나눈 것과 삼성전자와 삼성LED,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합병시키려는 계획은 경쟁력 확대를 위한 것이다.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된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2차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올해 자리를 잡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며 “기존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신기술 분야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30조원대 중반 투자
삼성전자는 올해 그룹 투자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30조원대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투자계획을 짤 때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설립에 따른 국내 투자 축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내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중국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설립하기 위한 허가를 받았다. 대신 삼성전자는 국내 투자 축소를 우려하는 정부에 대해 보완책을 약속했다. 간단히 말해 국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해 반도체부문에만 14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조3000억원에 비해 급증한 액수다. 이 중 시스템LSI 부문에만 약 8조원을 투입, 처음으로 비메모리 투자가 메모리 투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OLED 사업에도 7조원가량을 투입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OLED에 대한 투자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대신 LCD부문 투자는 지난해 4조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한발 앞선 투자로 경쟁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매출 기준으로 HP를 앞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에 올랐고 지난해 격차를 더 벌렸지만,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2’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작년에도 투자를 계획보다 10% 더한 것 같다”며 “올해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연말로 가면 오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당초 투자계획을 23조원으로 잡았으나 실투자액은 25조원을 웃돌았다.
최 부회장은 “이런 매출 규모에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면서도 “덩치는 커졌지만 새 산업을 구축하고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항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고, 아직도 거의 눈을 뜨고 잔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년하례식’에 앞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에 따른 국내외 경제위기를 선제적 투자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회장의 말처럼 삼성그룹은 올해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해 2010년 (36조5000억원) 대비 18% 늘어난 43조1000억원을 투자한 삼성은 올해도 10% 넘게 증가한 48조~49조원가량을 각종 사업에 쏟아넣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기를 대규모 투자로 극복한다
경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삼성은 과감한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위기를 맞아 투자로 극복하는 것은 어느새 삼성의 DNA가 됐다. 지난 연말 사상 최대폭의 인사로 새 최고경영자(CEO)를 맞은 계열사가 많다는 점도 투자 확대 요인이다. 삼성 관계자는 “새 CEO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회사 운영 전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43조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시설투자에 29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또 12조1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았다.
올해도 반도체 등 전자 부문에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다.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부문뿐 아니라 부진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정상화에도 주력한다. 최근 삼성전자를 완제품과 부품 부문으로 나눈 것과 삼성전자와 삼성LED,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합병시키려는 계획은 경쟁력 확대를 위한 것이다.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된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2차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올해 자리를 잡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다”며 “기존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신기술 분야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30조원대 중반 투자
삼성전자는 올해 그룹 투자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30조원대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투자계획을 짤 때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 설립에 따른 국내 투자 축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내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중국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설립하기 위한 허가를 받았다. 대신 삼성전자는 국내 투자 축소를 우려하는 정부에 대해 보완책을 약속했다. 간단히 말해 국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해 반도체부문에만 14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조3000억원에 비해 급증한 액수다. 이 중 시스템LSI 부문에만 약 8조원을 투입, 처음으로 비메모리 투자가 메모리 투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OLED 사업에도 7조원가량을 투입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OLED에 대한 투자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대신 LCD부문 투자는 지난해 4조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한발 앞선 투자로 경쟁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매출 기준으로 HP를 앞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에 올랐고 지난해 격차를 더 벌렸지만,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0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2’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작년에도 투자를 계획보다 10% 더한 것 같다”며 “올해 보수적으로 잡았는데 연말로 가면 오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당초 투자계획을 23조원으로 잡았으나 실투자액은 25조원을 웃돌았다.
최 부회장은 “이런 매출 규모에 두 자릿수로 성장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면서도 “덩치는 커졌지만 새 산업을 구축하고 이끌어갈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항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고, 아직도 거의 눈을 뜨고 잔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