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금융감독원 공시·조사담당 부원장보(51·사진)는 14일 ‘꼼수 공시’ 뜯어보기 시리즈를 마감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올 공시감독 방향은 선택과 집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원장보는 “작년부터 양적·질적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심사 시스템을 구축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이 잦은 기업이나 투자 위험이 높은 기업은 여러 명이 공동 심사해 다각적으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복합적인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회계 공시 조사를 연계한 합동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회사채나 기업공개(IPO)에 있어 주관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정 부원장보는 “주관사 기업실사 자료나 회계감사인의 확인서를 공시서류에 첨부하도록 할 것”이라며 “주관사들이 기업실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시 심사는 그 기업이 ‘썩은 사과’면 ‘썩은 사과’라고, 또 어디가 썩었다고 공시서류에 제대로 기재했는지 보는 것”이라며 “공시서류에 이런 내용이 있으면 부실기업이라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공시된 내용을 제대로 챙겨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정 부원장보는 “시장의 진정한 발전은 투자자로부터 시작된다”며 “일부 기업이 공시를 속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 냉철하게 투자하면 그런 기업들이 발붙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판이 한번 떨어지면 망한다는 투자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