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6일 프랑스의 신용 강등과 해외 증시 약세 영향으로 제한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주요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이틀 연속 상승해 1870대로 올라섰다. 미국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으나 유로존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올해 첫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동결했으나 증시에 큰 영향은 없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 이탈리아 및 일부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으로 소폭 하락했다.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려갔다. 이탈리아는 'A'에서 투자 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BBB+'로 두 단계 떨어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여파가 우려되지만 국제 증시의 반응이 비교적 차분했고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한 회담들이 아직 남아 있어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삼각수렴 패턴을 마무리하는 국면에서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출현해 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거나 추세 하단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 현재 주가에서 상하단 모두 크게 열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라며 "기존의 박스권 흐름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증시 급락시 단기 매수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S&P의 신용등급 강등은 독일도 강등하거나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2단계 내리는 등 최악의 상화은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최소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프랑스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파장이 점차 확대될 수는 있지만 유로존 국가의 정책적 대응으로 차단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주식시장의 낙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프랑스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연쇄적인 부정적인 효과가 증시에 모두 선반영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오는 18일 영국·이탈리아 정상회담, 20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 정상회담, 23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30일 EU 정상회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도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보면 120일 이동평균선(1854.44)을 상향 돌파한 지수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며 "프랑스 신용등급 하향도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