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신저 ‘틱톡’이 카카오톡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며 메신저 시장을 흔들고 있다.

틱톡을 만든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33·사진)는 “작년 12월 사용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고 올 들어 1300만명까지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매드스마트는 김창하 대표가 KAIST 전산학과 학생 2명과 함께 지난해 3월 창업한 스타트업(초기단계의 벤처). 이 회사가 작년 7월 선보인 틱톡은 11월에 600만명을 돌파했고 연말에는 5개월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사용자가 단숨에 400만명이나 증가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1000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데 걸렸던 시간은 1년. NHN이 올 6월 출시한 메신저 라인은 6개월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틱톡은 1000만명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에서 라인의 기록을 1개월 단축했다.
틱톡 "카카오톡, 게 섰거라"…5개월만에 1000만명 돌파
틱톡의 최대 강점은 에러가 적고 빠르다는 것이다. 특히 메신저를 주고 받을 때 대기 시간이 거의 없다. 이름 그대로 ‘틱’하고 보내면 ‘톡’하고 받는다.

김 대표는 “처음 개발할 때부터 기존 메신저 서비스의 약점인 속도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며 “속도에 대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사용자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매드스마트는 틱톡을 출시할 때 같은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다른 메신저의 메시지 용량에 비해 10분의 1에서 20분의 1에 불과한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매드스마트 창업자 3명이 모두 서버개발 기술에 특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까지 NHN에서 검색팀장을 지냈던 김 대표가 속도를 높이기 위한 서버 개발을 주도했다.

틱톡이 급성장하면서 카카오톡이 시장을 주도하고 NHN 라인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이피플이 추격하는 양상이었던 모바일메신저 시장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톡의 사용자 수는 해외 가입자 600만명을 포함해 3200만명. 라인은 1200만명, 마이피플은 1500만명 수준이다.

카카오톡은 여전히 매달 300만명 안팎으로 사용자가 늘면서 순항 중이고 NHN이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라인이 이를 뒤쫓고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거의 대부분 쓴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라인은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주위 사람들이 친구로 자동 등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작년 상반기에 히트를 쳤던 마이피플은 상대적으로 최근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상황이다. 무료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를 앞세웠지만 통화 품질이 좋지 않은 데다 다운로드 수에 비해 사용률(월 1회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극히 저조해 가입자 수가 정체돼 있다.

틱톡은 메신저 중 가장 늦게 나왔지만 이미 다운로드 건수에서 라인을 제쳤고 마이피플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추가한 ‘구름’ 기능이 10~20대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구름은 페이스북 자기 소개 페이지 기능에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방 등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나 특정 학교 출신끼리 대화방, 모임 등을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개인화 기능과 음성 인식, 위치 기능 등을 더해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