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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대목 '실종'…"체감경기 작년의 절반도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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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씀씀이 줄여…2009년 이후 최악
    백화점 상품권 판매도 위축
    기업, 구매단가 30~40% 낮춰

    “설이 설 같지가 않네요. 경기가 나쁘다고 선물도 안 하시나 봐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선물세트 매장. 설 연휴 직전 주말임에도 매장을 찾는 손님은 뜸했다. 선물세트 코너별로 한복 차림의 직원들이 지나가는 ‘장보기 손님’들을 붙잡아 보지만,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홍삼제품을 파는 한 건강식품 매장 직원은 “작년 이맘때는 대량 주문 고객까지 합쳐 하루 매출이 500세트 이상 됐는데 올해는 절반도 안 된다”며 “대목은커녕 구경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고 한숨지었다. 선물코너를 찾은 40대 주부 이미숙 씨는 “명절마다 선물 스트레스를 받지만 올해는 더 힘들다”며 “친지들 선물로 예전엔 3만원대 세트를 샀는데 올해는 1만5000원에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트 판매율 40% 수준”

    설(23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통가는 경기 한파로 개인과 기업 모두 씀씀이를 줄여 명절 특수가 ‘실종’됐다. 지난 6~9일부터 선물세트 매장 판매를 시작한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지난 13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거나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선물세트 매출은 6.0%,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4.4%와 7.6%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4.6%와 6.2% 증가하는 데 불과했고, 홈플러스에서는 지난 9~12일 4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1.5% 감소했다. 작년 설 때만 해도 두 자릿수의 성장세였고, 작년 추석에도 9% 안팎이었던 데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09년 설 이후 3년 만에 가장 저조한 명절 매출 실적이다.

    ‘상품권 선호’ 트렌드로 명절 시즌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온 상품권 판매도 부진하다. 롯데 상품권은 지난 13일까지 4.9%, 신세계 상품권은 1.7% 각각 늘어난 정도다.

    전체 판매 실적은 대체로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과 매장에서 만난 영업사원과 직원들의 체감경기는 ‘작년 설과 추석보다 못하다’는 것이었다.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털어놓는 현장 직원들도 많았다. 서울 강남구의 한 백화점 선물코너 직원은 “7년간 이곳에서 일했는데 올 설이 가장 저조하다”며 “세트 판매율이 예년의 40% 수준”이라고 전했다.

    ◆기업·단체 “좀더 깎아줘요”

    기업이나 단체 등 대량 구매고객을 상대하는 법인·특판 담당 직원들이 느끼는 경기도 싸늘하다. 서울 중구 대형 백화점의 법인영업팀 과장은 “매년 선물구매를 늘려온 금융권에서도 이번 설에는 수량을 줄이고 구매단가도 30~40% 낮춘 곳이 태반”이라며 “불황이 심한 건설업종에서는 아예 선물 주문을 끊은 곳도 많다”고 귀띔했다.

    주변에 중소·벤처업체들이 많은 이마트 구로점 특판 담당자는 “올 설에는 유난히 무리한 할인을 요구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게 특징”이라며 “멀리 떨어진 경쟁점포의 견적서까지 들이대며 더 깎아달라고 하지만 도저히 가격을 맞출 수 없어 포기한 단골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은 더 썰렁

    명절 특수가 사라진 지 오래된 재래시장은 불황과 예년보다 이른 설로 인해 더 냉랭한 모습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16년간 여성의류를 팔고 있는 양윤옥 씨(52)는 “경기가 나빴던 2009년 설보다 더하다”며 “불황 때는 엄마들이 자기들 살 것부터 줄이는데 요즘이 딱 그렇다”고 말했다. 영등포 청과시장에서 15년째 과일 장사를 해온 이모씨는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아예 매장을 찾는 손님이 없어 물건만 넘쳐난다”며 “설을 앞두고 간간이 들어오던 택배 주문도 뚝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송태형/조미현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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