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할머니 바리스타로 제2인생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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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카페 '싱그로버'…파트타임 정규직 우인옥 씨
“월급 받으면 손녀딸 적금통장부터 만들어줄 생각입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의 실버카페 ‘싱그로브’. 바리스타 복장으로 커피머신을 만지던 우인옥 씨(66·사진)는 “요즘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첫 월급으로 뭘 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고도 했다. 그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인터넷을 통해 싱그로브를 알고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이 4 대 1 정도 됐다고 한다.
우씨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6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4시간이다. 이렇게 일하고 한 달에 40만원 정도 받는다. 그는 “돈보다 노년을 일하면서 보내고 싶어 이 일을 택했다”며 “일을 하니 삶에 활력이 생기고 정신건강도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싱그로브는 지난달 중순 문을 연 ‘고령자친화기업’이다. 보건복지부와 강남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직원 대부분을 60세 이상 노인으로 채용하는 조건이다. 현재 우씨를 비롯해 19명의 노인이 이곳에서 일한다. 3~4명이 한 조를 이뤄 4교대로 하루 4시간씩 일한다. 직원들은 모두 4대보험에 가입돼 있다. 일종의 파트타임 정규직이다. 여기서 일하는 노인들의 경력은 다양하다. 황경연 싱그로브 대표(66)는 “외국어고 교장을 지낸 분, 방송사 PD를 한 분, 간호사로 일한 분 등 다양한 직장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근로에 편중된 노인일자리 사업을 싱그로브 같은 고령자친화기업 중심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청장년과 마찬가지로 노인 일자리도 기업이 고용을 늘려가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다. 과거 대부분의 실버카페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들을 타깃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았다. 수익성도 떨어져 결국 실패했다.
싱그로브는 이런 점을 의식해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열었다. 분위기도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로 꾸몄다. 황 대표는 “앞으로 지점 수를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지난 9일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의 실버카페 ‘싱그로브’. 바리스타 복장으로 커피머신을 만지던 우인옥 씨(66·사진)는 “요즘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첫 월급으로 뭘 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고도 했다. 그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인터넷을 통해 싱그로브를 알고 지원서를 냈다. 경쟁률이 4 대 1 정도 됐다고 한다.
우씨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6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4시간이다. 이렇게 일하고 한 달에 40만원 정도 받는다. 그는 “돈보다 노년을 일하면서 보내고 싶어 이 일을 택했다”며 “일을 하니 삶에 활력이 생기고 정신건강도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싱그로브는 지난달 중순 문을 연 ‘고령자친화기업’이다. 보건복지부와 강남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직원 대부분을 60세 이상 노인으로 채용하는 조건이다. 현재 우씨를 비롯해 19명의 노인이 이곳에서 일한다. 3~4명이 한 조를 이뤄 4교대로 하루 4시간씩 일한다. 직원들은 모두 4대보험에 가입돼 있다. 일종의 파트타임 정규직이다. 여기서 일하는 노인들의 경력은 다양하다. 황경연 싱그로브 대표(66)는 “외국어고 교장을 지낸 분, 방송사 PD를 한 분, 간호사로 일한 분 등 다양한 직장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근로에 편중된 노인일자리 사업을 싱그로브 같은 고령자친화기업 중심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청장년과 마찬가지로 노인 일자리도 기업이 고용을 늘려가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다. 과거 대부분의 실버카페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들을 타깃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았다. 수익성도 떨어져 결국 실패했다.
싱그로브는 이런 점을 의식해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열었다. 분위기도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로 꾸몄다. 황 대표는 “앞으로 지점 수를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