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처분하는 대신 하이닉스를 적극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주가 급등으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높아져 비중을 낮추는 대신 올해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하이닉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6318억원 어치 처분했다. 반면 하이닉스 주식은 1798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지난해 7월 중순 25%를 넘었던 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12월 중순 23% 아래로 내려갔지만 최근 외국인이 대량 매수에 나서면서 전날 24.54%까지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해외 경쟁사들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승자독식'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전세계 D램 업체들의 설비투자 금액이 30% 가량 축소되고 2위권 업체들의 생산능력 축소 등으로 올해 D램 비트 성장률이 40%에 미달할 것"이라며 "상대적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매력도가 가장 높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근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D램 고정거래가격도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HSBC증권은 "D램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다 1월말~2월에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생산능력이 감소했고 하드디스크 공급 부족 완화와 함께 2월부터 PC 출하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될 뿐만 아니라 최근 현물거래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또 "가격 안정화로 인해 삼성전자가 올해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이닉스 또한 가격 회복으로 인해 D램 마진 개선이 나타나면서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애널리스트도 "1월 하반월의 경우에도 가격 변동이 없을 전망"이라며 "1월 가격이 안정세만 유지하더라도 D램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1월부터 가능할 전망이어서 D램 업체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기관투자가들도 올들어 하이닉스를 1828억원 어치 순매수했으며 주가도 10.02% 상승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