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하는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하는 문제는 ‘없던 일’이 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당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를 시대변화에 맞게 다듬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보수 관련 논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보수 용어 삭제에 대해 강력히 제동을 걸었다.

황영철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는 더 이상 보수 삭제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보수 삭제 논의가 여타 쇄신 논의를 왜곡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2006년 개정된 당 정강·정책에는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원을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이 “더 이상 이념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보수 용어 삭제를 주장,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면서 격한 이념 논쟁으로 비화됐다. 이날 비대위의 결정에 따라 극한 내홍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였던 ‘보수 논쟁’은 일단락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