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옛 성당이나 수도원의 위치를 보면 길이 끊긴 ‘막다른 곳’이 많습니다. 산의 정상에 우뚝 솟아 있기도 하고 깎아지른 벼랑에 아슬아슬 걸쳐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주위가 조용해야 수도 생활에 유리하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반영된 결과겠지요. 더불어 이러한 ‘터 잡기’에는 오묘한 공간적, 종교적 상징이 숨어 있는데요. 인간의 영혼은 탈출구가 안 보이는 현실의 한계와 절망의 끝에 직면해야 진정 신의 뜻을 이해하고 기도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게지요. 신은 그때 ‘길’을 제시하고요. 그리스 감독인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 가운데 일명 ‘길 3부작’이 있습니다. ‘안개 속의 풍경’ ‘영원과 하루’ 그리고 ‘율리시스의 시선’…. 안개에 젖은 길 위에서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며 아버지를 찾는 오누이, 죽음을 앞두고 꼬마와 함께 여행하는 노작가 이야기 등 따스한 휴머니즘과 투철한 사회 의식이 엿보이는 로드 무비들입니다. 극단적인 원거리 쇼트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은 영화 세계를 시적인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의 영화를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지요. 엘레니 카라인드로(Eleni Karaindrou, 사진)라는 여성 작곡가로서 대부분의 작품에서 공동 작업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을 돋보이게 만드는 신비한 음악을 만드는데요. 비잔틴 성가와 발칸의 민속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슬픔의 서정시를 씁니다. 운명적 페이소스가 화면을 가득 지배하는 뛰어난 완성도로써 듣는 이를 압도할 뿐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예민한 감성까지 다독입니다. ▲ 영원과 하루 ▲ 울부짖는 초원 ▲ 안개 속의 풍경 ▲ 학의 멈춰진 발걸음 ▲ 율리시스의 시선 ▲ 트로이 여인들 ▲ Dust of Time ▲ 시테라 섬으로의 여행 ▲ 실황 앨범 ‘뿌리뽑힌 자들을 위한 비가’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손가락 몇번 스쳤을 뿐인데` 놀라운 손가락 화가 등장 ㆍ中 다롄, `100만 캐럿` 초대형 다이아몬드 광산 발견 ㆍ미군, 아프간人 시신에 집단방뇨 파문 ㆍ`해품달` 김유정 뇌구조 화제, 7할은 임시완…여진구는? ㆍ화장 성형 종결자 "거의 성형 수준"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